87세 육촌 언니
민문자
그 옛날 교회 전도사로 봉사하다가 뒤늦게 사십 이후에
아들 삼 형제 가진 한 살 아래인 홀아범에게 시집가서
그 구덥 모두 치르고 고명딸 하나 낳아 시집보내고
잘 사시나 했는데 정신이 들락날락하는 노인이 되셨다네
얼마나 힘든 세월이었을까, 그래도 항상 미소 짓는 언니
세 정거장 거리 멀지도 않은데 천 리나 되는 줄 알았다가
이제야 국화 꽃 화분 향기에 즐거워하시라고 보내놓고
떡과 귤을 가지고 가서 두 시간이나 대화를 나누었네
한 소리 반복하는 늙은 아내 보살피는 한 살 아래 형부
일주일 후에 잊지 마시고 미역국은 꼭 끓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