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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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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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문자 |
추천: 0건
조회: 3157 등록일: 2021-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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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 민문자 과일이 풍성한 가을이다 이웃으로부터 알밤 한 되를 얻었다 열댓 개를 구워서 껍질을 벗기는데 칼집도 안 넣고 구웠더니 잘 벗겨지지 않는다 이빨 빠진 호랑이에게 측은지심으로 어렵게 벗긴 알맹이마다 모두 건네었다 나는 오직 당신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골방에 처박아 두고 냄새난다면서? 가슴에 손이나 얹어 보고 말하시오 양치 자주 하고 손 자주 씻으라는 말이 섭섭했나 보다 젊은 날엔 위압적인 태도에 꿈쩍도 못 했는데 하루 세끼 맛있는 식사와 간식 알뜰히 챙기며 이제야 한 방향으로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데 서산의 해는 바쁘다고 내 인생 발걸음 재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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