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선물
민문자
‘세상엔 공짜가 없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날이다
오랫동안 적조하던 사촌 시누이
엊그제 전화로 대뜸 주소를 알려 달라더니
오늘 오후에 햇사래 감곡 복숭아 한 상자가 도착했다
얼른 두 개를 꺼내어 시누이 사촌 오랍과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아주 달콤하더라고 전화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니 기분이 좋단다
혼자되어 젊은 날 두 아들을 데리고 궁핍하게 살 때
약간의 도움을 준 적이 있었지
어른들 다 돌아가시고 이제 우리 종형제들도
팔구십을 향해 달리고 있으니 그녀의 감회도 남달랐겠지
지난 세월을 더듬다가 이웃하며 살던 때가 떠올랐던 모양이다
아가씨, 건강하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