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민문자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찌는 듯한
한여름을 보내는 데도 낭만을 곁들였다
그 낭만을 즐기기 위해서 선현들은 야외로 나가
돗자리 펴고 여름 별식을 들며 시문을 읊었으리
초복과 중복 날은 압력솥 백숙 덕을 보았겠다
말복은 민어탕을 끓여야겠다, 소래 어시장 원정을 가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왕복 네 시간이나 걸려 마련한
귀한 자연산 대신 양식 홍민어 한 마리 손질해 왔지
저녁 식탁에 민어회에 곁들인 우럭과 준치회
전복과 야채를 넣어 끓인 서덜지리탕 마련하느라
늦은 저녁 식사 시간에 먹다 남겨둔 두 해나 지난
전주 왱이모주 두 잔이나 들이켜니 정신이 알딸딸
중환자 85% 회복된 문촌에게 어때, 일등 마누라지?
복날은 으레 외식하는 날로 치부하던 과거에 비하면
올해는 우리 가정 복날 행사를 정성으로 다 지켰네
말복을 보내면서 올해 더위도 잘 보낸다는 안도감!
(2021. 8.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