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숙모님의 부음에
온갖 꽃이 만발한 이 아름다운 봄날에 가장이 대상포진으로 입원한 병실에서 작은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오열했습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정부시책이 완화되면 맛난 호두과자 사 들고 찾아뵈려던 마음, 이제는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었네요. 작은 어머니! 보고 싶던 얼굴들 못 보시고 얼마나 답답하셨나요?
시어머니도 안 계신 빈한한 저의 가문으로 시집오셔서 아들만 6형제를 낳아 기르시면서 사업하시는 작은아버지의 한쪽 날개 역할을 잘 해내셔서 한때는 고향에까지 이름나도록 부를 쌓으셨지요.
뜻하지 않게 일찍 아비 잃은 저희 사 남매와 어미를 숙부와 숙모께서 자애로움으로 보듬어 주신 덕분에 기죽지 않고 어려운 시절을 잘 건너왔습니다. 저희가 모두 장성해서 나름대로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은 모두 작은어머니의 하해와 같은 은혜인데, 갚지 못하고 보내드리는 이 마음 안타깝습니다.
사촌 6형제와 저희 4남매는 한 분 남아계시던 부모세대의 가장 웃어른이셨던 작은어머니를 잃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천국에서는 저의 부모와 숙부님과 고모님 내외분이 작은어머니를 반갑게 맞이하시겠네요.
부모세대 3남매가 모두 만나시리라 생각하니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즐거운 만남으로 작은어머니 안락한 곳에서 외롭지 않게 평안을 누리시오소서.
저희 10남매는 작은어머니 잃은 슬픔을 그 무엇에도 비길 데 없으나 꽃피는 봄날에 보내드리는 것을 그나마 축복으로 알겠습니다. 작은어머니! 이제 다 장성한 저희의 걱정은 그만하시고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오소서 옷깃을 여미고 경건하게 작은어머님의 명복을 비옵니다.
2021. 3. 31 문자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