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날 금혼식
민문자
우리 부부 50년 동안 해로한 날
저희와 함께해주어 고맙다고
반짝반짝 빛나는 금혼식이라면서
코로나19 정부방침대로 인천 딸네 집에서
가족끼리만 즐겁게 보내자는 통보를 받았네
오늘 새벽에 남쪽 고흥바다에서 잡혀
고속버스 타고 올라온 감성돔회
서울 서래마을에서 주문해 온 한우 갈비찜
아비에게 건네며 어미에게 안겨주라는 꽃다발
멋쟁이 노총각 온 정성을 다 쏟으며 준비했네
어리디어렸던 딸이 어느덧 중년 여인이 되어
감성돔지리탕을 맛깔나게 끓여 내놓고
늦은 점심이 저녁까지 이야기꽃을 피우게 하였네
이제 5년만 있으면 어느새 은혼식이 되니
손자 손녀가 오늘처럼 제 부모를 사랑해 주려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