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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생일 선물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4197 등록일: 2020-06-13
첨부파일: 전복.jpg(167.4KB)Download: 0
      

                         민문자



음력으로는 내 생일에 태어난 아들
언제나 양력으로 맞이하는 아들의 생일이다
십여 년 전부터 홀로 나가 사는데
바쁘다면서 미역국도 먹으러 오지 않았다
어제 시장에서 사 온 전복을 넣고 끓인 미역국
아비어미만 불고기와 함께 쓸쓸히 먹었다

허리통증 물리치료 후 버스 정류장에서
갑자기 손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올케다
조카가 전복을 택배로 보내서 받았어요
코로나염병 때문에 외할머니와 약속했던 
바닷가 나들이를 무기한 연기하더니…
저녁식사가 끝나고도 우리 집에는 소식이 없다

여덟 시쯤 현관에 던져 놓고 간 택배물
그러면 그렇지!  
그리고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놈이 큰댁에도 누나에게도 동생에게도 
다 한 상자씩 보냈단다
늘 제 실속은 안 차리니 마음이 짠하다

상자를 개봉하니 큰 전복 여섯 마리 
전복되었나 엎어져 있다 
하나가 어제 사온 열 마리보다 크다 
흑산도 청정지역에서 올라온 것이다
전염병 모두 잘 이기라는 뜻인가 보다
생일선물 받을 녀석이 오히려 선물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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