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뒤돌아보면
현대를 사는 세대는 얼마나 행복한가
일제로부터 해방되기 전에 태어나
젖도 모자라 암죽 동냥젖으로 성장
늘 황새라는 별명으로 여름은 학질
겨울에는 홍역기침으로 고생했었네
일부 학자금 면제 혜택도 입으면서
어렵게 대학교육까지 받을 수 있어서
그래도 동년배 중 운이 좋았던 셈이지
돌아보니 그 시대 몇 안 되는 행운아
온 국민이 땀 흘리며 경제력을 키울 때
시골처녀도 결혼해서 미약한 힘을 보탰네
사업하는 배우자 만나 조력하느라
주경야독 수십 년 고생하고 결국
그 경험은 실패의 큰 흉터로 남았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것도 행복이었지
만일 사업이 성공했더라면 어찌
지금의 행복을 맛볼 수 있었으리까
어려운 중에도 배움이 살길이라고
여러 분야 스승과의 소중한 인연
계속은 힘이 된 세월이 인내를 키웠지
그중에 문학과의 만남은 인생의 큰 선물
신뢰를 삶의 지표로 곧추세우고
공부하는 자세 견지하니 여기까지 왔네
사업실패가 전화위복으로 둔갑해서
문학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
오빠 같은, 언니 같은 인생의 선배
동생 또 딸 같은 벗들을 만나게 했네
여기저기서 열리는 문학행사와 문학기행
시낭송회는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