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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갈비찜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3893 등록일: 2020-03-07

     갈비찜

 

                               민문자

 

 

갈비찜을 해먹은 기억이 까마득하다

맛 좋은 갈비전문점이 도처에 있지만

값비싼 갈비를 자주야 먹을 수 있나

 

평소에 파 한 뿌리 시금치 한 단 사는데도

오백 원이라도 아끼려고 먼 걸음 했는데

가장 맛난 갈비찜을 만든다고 거금을 썼다

 

한우 갈비 밤 대추 은행 배 당근 양파 대파

재료를 마련해 놓고 인터넷에서 공부한

김수미와 백종원의 레시피로 만든 갈비찜이다

 

이즈음 나는 아주 부자처럼 살았다

외사촌 언니와 형제와 몇몇 청춘에게

기쁨 주고 걱정 덜어주고 희망을 주었지

 

아들이 벌어다 주는 돈 그렇게 써도 되는가

가끔 걱정을 하는 그이에게 미안한 마음

힘들게 만들고 사 먹는 것보다 값비싼 갈비찜


아껴둔 <왱이 모주> 한 잔씩 곁들인 밥상

일요일 아침 점심 갈비찜 정식 맛나게 먹으니

떨어져 사는 아들 생각에 눈시울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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