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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새봄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3964 등록일: 2020-02-18

      새봄

                 

                       민문자



  

남녘에는 벌써 영춘화가 방긋 웃었단다

저만치서 뛰어오는 봄을 보고

겨울바람 심술 났다

어제오늘 눈보라 세례로

봄꿈 품은 군자란 움츠러든다

 

얼른 베란다 구석에 있던 것을

손질하여 거실로 들여놓았다

추운 겨울 다 지나고 웬 호강인가

꽃 피워 향기 내뿜는 동양란이 환영

화분은 인물과 향기로 대접받는다

 

커다란 청색 도자기 화분에서

양팔 벌린 푸른 잎 사이

실한 연둣빛 꽃대 주홍빛 꽃술

새봄이면 십여 년을 어김없이

아름다움을 선사해 고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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