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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우리는 지금 천국에 살아요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3939 등록일: 2020-02-04

우리는 지금 천국에 살아요

 

                            민문자

 

 

벼룩, 빈대, 이를 아시나요?

지금 자라는 세대는 본 일이 없겠지요?

우리 자랄 때는 어찌나 이가 많았던지

온몸이 가려워 자주 극적극적 했어요

 

겨울 솜옷 바지저고리 벗어

안쪽 솔기에 설설 기는 이와 서케

화롯불에 털면 탁탁 튀는 소리와 냄새

두 엄지손톱으로 으깨 죽이던 일

 

머리에 이가 옮으면 참을 수가 없었어요

참빗으로 피가 나도록 빗어 내렸지요

이 못지않게 벼룩과 빈대도

파리 모기와 함께 괴롭히던 물것들

 

무릎과 팔꿈치 묵은 때

한 달에 한 번 가서 벗기던 공중목욕탕

모두 열악한 환경 탓이었어요

이제는 매일 목욕하는 쾌적한 세상

 

국가경제 사회와 가정환경 양호해지니

벼룩 빈대 이 없는 천국에 살아요

여름 만원버스나 기차에서 나던 그 땀 냄새

이제는 아련한 옛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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