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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의 작품읽기

민문자 시인
효(孝)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4010 등록일: 2019-12-10

                          효()              

                                                                                                                                민문자


  오늘 막내 여동생으로부터 카톡 문자메시지와 어머니 사진을 받았다. 아마도 효녀인 막내가 오늘도 어머니 목욕을 시켜드리러 친정에 갔나 보다. 매주 먼 거리도 마다치 않고 드나든다. 어머니께 지극히 효성스러운 남동생 내외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머리 손질과 목욕하는 일만은 도맡아서 해내는 동생이다. 어머니 마음을 편안케 또 기쁘게 해 드리려고 애쓰고 있으니 여간 기특한 일이 아니다. 어린아이 보살피듯 머리를 감겨드리고 목욕을 시켜드리고, 옷을 갈아입혀드리며 때로는 머리 커트도 해드리며 다정다감하게 정성을 다한다. 때로는 올케의 친정나들이나 산수화 스케치 여행과 바깥나들이에 어머니 식사까지 시중드는 일을 기꺼이 자청해서 하므로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닌 효녀 중의 효녀이다

  큰 여동생도 그간에 어머니께 여러모로 효도를 다하였다. 중국 미국 유럽까지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며 좋은 옷, 좋은 음식과 새로운 풍물을 보여 드린 효녀이다. 이 여동생이 가장 잘한 것은 어머니의 자긍심을 높여 드린 것이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자식들이 누구나 선망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를 나와 법조인 남매를 배출했으니 겨우 어깨너머로 한글을 깨치신 무학인 어머니께는 이보다 더한 효가 어디 있으랴.

그러나 남동생 부부가 최고의 효자효부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농사일을 그만두시고 인천으로 올라오신 이후 줄곧 한 집에서 모시고 사는데, 언제나 어머니 말씀이 법으로 알고 순종하면서 편안히 모시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래서 어머니는 지금도 누구의 눈치도 안 보시고 당신 생각대로 안방정치를 잘하신다. 대소가의 중요한 일이나 가을 추수가 끝나면 쌀을 나누어주는 일까지도 어머니의 지시에 따르는 동생 부부, 이제 고희를 넘기고 자녀들도 다 성가 시키고 손자 손녀도 여럿이다.

  어머니는 서른다섯에 홀로 되시고 농사일을 하시며 우리 사 남매를 모두 대학교육을 시켜주셨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여든다섯에 돌아가실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효성을 다하셨다. 그래서 청주향교로부터 효부상을, 청원군수로부터 장한 어머니상을 받은 분이시다. 집안 대소가를 우애롭게 하는 일과 세상살이에 감탄할 정도로 지혜로우신 분이시다. 올케는 늘 특별히 어머니께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우리 삼 자매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감을 떨칠 수가 없다.

  지금은 정년퇴직을 했지만 초등학교 교사로 주경야독으로 대학원에서 산수화를 전공하며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안견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국화가로서 경인미술관에서 개인전도 연 재원이다. 누구보다도 바쁜 생활을 하는 중에도 어머니께 대한 효성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성을 기울여 모시니 감동할 수밖에 없다. 남동생의 효성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인데 부전자전, 종손인 조카도 할머니께나 제 부모에게 요즈음 젊은이답지 않은 효자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우리 속담이 생각난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가 자라면서 부모님이 할아버지께 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는데, 이제 어머니께 지극정성인 동생들을 보니 참으로 고맙고 대견하다는 생각과 나 자신은 부끄럽게도 효성스러운 자식이 못되어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내가 한 가지 잘한 일이라고는 삼십여 년 전에 인천 인하대학교 일반인을 위한 특강에 어머니를 모시고 간일이다. 허영자 시인에게 변영로의 시 <논개>를 어머니와 함께 배운 일이다. 평생 노래 한가락 못 부르시던 어머니가 그 시를 무척 좋아하셔서 평소에 자주 읊조리시던 것이 아닌가. 삼 년 전에 내 작품 발표하는 날 <시사랑 노래사랑> 무대에서 시낭송으로 <논개>를 읊으시도록 한 일이다. 고운 한복을 입으신 어머니께 마이크를 대드리니 가쁜 숨도 몰아쉬시면서 끝까지 훌륭하게 낭송하신 93세의 어머니, 우레 같은 박수를 받았다. 어머니 가슴속에 자긍심 깃든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했다.

  우리 집에는 효()에 관한 액자가 둘이 있다. 초은 김방부 님이 쓴 <百 善 孝 爲 先>과 현암 민성기 님이 전서체로 써준 <孝 百 行 之 源>이 걸려 있는데 같은 뜻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알게 모르게 우리 부부도 세상살이에 있어서 효()를 가장 먼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께 특별히 효도하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도 없다. 다만 우리 부부는 차남을 큰댁에 보내드리고 종손이 되어 대를 잇게 한 일이 하나 있다. 이미 이십여 년 전에 돌아가신 시어머님께서는 큰 아드님의 소생이 없자 노심초사 걱정을 하셨다. 그래서 당시에는 효도하는 마음이었다. 다행히 어머님과 형님 내외의 극진한 사랑으로 자라서 그 아이 부부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을 나와 부부가 누구나 선망하는 기업과 은행에서 일하며 아들 형제를 낳아 형님 내외를 한층 기쁘게 하고 있다.

  우리 집에 걸려 있는 액자를 다시 살펴본다. 효를 행하지 못했으니 그렇지, 누구를 탓하랴. 삼 남매 낳아 남매를 길렀는데 아들놈이 장가를 안 간다니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이 골을 때린다. (2019.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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