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오랜 신장투석으로 혈관이 막혀
이식외과 수술실에서 중환자실로
일반병실로 옮기며 남편의 보호자로
보름간 병원생활을 겪어보니
늘 함께 해야 할 사람
남남으로 만나서
혈육보다 더 진한
사랑을 나누며 평생
상대를 보호하고 배려하며 사는
남자와 여자는 부부라
구순을 바라보는 중환자실 노인
팔순의 아내가 감기로
하루 걸러 왔다고 대뜸
‘이혼하자’ 소리치더니
보고 싶어 죽을 번했다네
콩팥 하나를 남편에게 넘겨주는
헌신적인 아내도 있고 대부분
쪽잠을 자면서 배우자를 보살피는데
짝 잃은 외기러기는 유무식 구분 없이
고상한 품위 유지하기 어렵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