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두 송이
민문자
오늘은 말복 전날, 최고기온 37℃ 라는데
마지막 고향 방문이 될지도 모른다고
밤새 한잠도 못 주무셨다는 어머니 모시고
동생 내외와 우리 자매가
외사촌 조카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11인승 카니발 뒤쪽에 휠체어를 장착하고
세 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결혼식장
찜통더위 속에서도 결혼식은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풍경
어머니는 친정 조카들의 인사를 받으시고
미리 준비해온 돈 봉투를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신부와 가장 들에게 일일이 나누어 건네주시며
부모 모시고 가정 건사하느라 애쓴다 하시고
어린이들에게는 제각각 만 원씩을 주시면서
얼음과자를 사 먹으라 하신다
세태의 반영인가, 주례자 없는 사회자 주관 결혼식이 끝나고
아름다운 신랑신부 옆줄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유일하게 세모시 한복을 차려입은 우리 모녀
영락없는 할미꽃 두 송이로 보이겠다
할미꽃도 꽃이라고 반드시 한복을 고집하는
우리 모녀의 결혼식 행사 나들이 모습
꼬부라진 할미꽃이라도 함께라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