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빗 참빗
이룻/이정님
암청으로 찌든 세월의 늑골 곁다리
오르락내리락 몇 만 번에 그제야 눈떴으되
그 길을 따라 온 자한(自汗)의 떼 묻은 뒷길은
아직도 캄캄한 밤이어 이 -.
오천년을 넉근히 살아낸 삼신할머니
무명베 올 풀리듯 풀린 백발
꼼꼼이 챙기시던 손 심줄도
서러운 역사 빗다 빗다가 맥을 놔버리니
손금으로 자리 매김한 허허단심이
조선의 사주도 되고 팔자도 되거니와
신표처럼 도도하던 황제내문 구구절절이
곤두박질 끝에 어디까지 몽진일 텐가.
내 어린 사내로 큰 수렛길 이기지 못하나
신단수로 하늘과 태백을 실히 연이은 빗살
촘촘한 꿈을 언제 한번 맛있게 꾸어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