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고 싶으이
이룻:이정님
천만사 인연 얽혀 70년 넘은 세월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 햇살이
주소 남길 곳 없는 그곳으로 가는 길이라면
언제든
무임승차 준비 중이오
옷은 입을까 말까
버선은 신을까 말까
마지막 화장은 누가 해줄까
후회 없는 삶이였소
그리워도 해보고
기다리기도 해보고
미워하기도 해보고
사랑도 해보고
체념도 해보고
참회도 해보고
이젠 삐거덕 거리는 이 육신이 거추장스럽소
나 할 수 있다면 사람 오가는 길에 묻혀
뽀얀 길이 되고 싶소
새는 울지 않고 노래하고
꽃은 지지 않고 피기만 하고
그곳에서
길이 된 나의 나를 누구든 밟고 가게하고 싶소
나는 육신이 아닌 영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