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이룻:이정님
적막한 산속에도 봄이 찾아들어
한 뼘 남짓 안마당에 진자주색 함박꽃 싹이 올랐다.
시늉뿐이더니
어치 솔새 지빠귀들 찾아들어
불러주는 노래 소리 쫓아
슬금슬금 키 자라 이젠 재법 태(態)가 잡힌다.
하마, 유월쯤이면
어여쁜 아가씨의 젖몸살처럼
꽃망울 맺혔다가
천둥치는 어느 날 밤 규방을 열겠지.
적막한 산속 오두막에는
함박꽃 진자주색 싹 말고는
눈에 띄는 것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