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사람아
이룻:이정님
가면 간다고 했어야지
어둠이 싫어서 떠난다고 했나
한 겹 한 겹 벗겨내며 사는 게지
어둡다고 그리 헛손질만 치신 겐가
빈 방문 열어 보고는
자네가 그리도 두려워하던
어둠 한 줌 가슴에 담아 왔네
흐릿한 하늘 저쪽
흘리다 만 눈물도 대롱대롱
어금니 사려 물고 돌아 왔네
허릴 없이 비어 있는
자네 방에서
헐벗은 나목이 되고자 누워 보지만
칠흑 같은 어둠에 찔려
차라리 그리움 담은 풍경이 되자 했네.
잘 가게.
어둠이 없는 밝은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