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향
달무리에 우수가 어려 창문을 더듬는 가녀린 손. 바람이 부여잡고 흔드는 문풍지 안쪽 고운 우리 님은 목이 메어 장족 한 짝 잃어버린 가파치 마냥 목메어 기척이 없고 저만치 밀어두고 온 인의산 가림토文字 연비를 뜬 그 바위 꽃 곁으로도 행선 전날의 저녁은 깊어 심청이 무명 적삼 섶 진홍으로 잘린 옷고름 아! 옷고름만 씹던 영산강 물석임을 건너 누군가 저만치 가는구나. 소지(燒紙)를 마친 자손이 되어 이 밤 그냥 가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