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룻:이정님
다 가질 수 없는 거라고
다 버릴 수 없는 거라고
해 그림자 허허 로이 웃으며 기우는
산마루턱에 앉았다 일어서려면
내 그림자 곁에
뿌리까지 말라가는 고목 한 그루
해마다 이맘때면 털어버린 이파리
또렷이 그려가는 나이테
남모르는 사연을 앓다가
이젠 수피마저 말라가는 늦 계절
하늘 어디
새 뿌리 내릴 곳을 찾는가.
다 가질 수도 없고
다 버릴 수도 없는 인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