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서당 이기호
나는 단풍잎
앵두처럼 붉게
물들여져 있다
몇 달 동안 공들여
곱게 화장한 나를 보고
사람들은 참 아름다운
단풍잎이라 했다
나는 이제 순리대로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한 잎 두 잎 미련 없이
아름다운
발자취 남기고 떠나간다
또 다른 도전의 발걸음이다
이듬 해 봄
새잎이 나오도록 바라며
나뭇잎으로
단풍잎으로
낙엽으로
역할 다하고 떠나간다
어런 시절 즐겁게 뛰며 놀았던
그 자리로
나는 나의 어머니
옆으로 돌아간다
낙엽은 아름다운
이름으로 덮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