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베리의 독백
서당/이기호
피로한 여정을 멈추고 잠시
빌딩 숲 쉼터 커피베리를 찾는다
인연 되어 만날 때마다
이런 저런 이야기는 노래되었고
피로를 잊으려던 익살과 재치는
사진에 담아 추억에 감추었다
행복은 멀어만 가고
나서야 할 문 밖으로는
억세어진 빗줄기 바람에 흔들린다
떠난 사랑의 흔적마저 지우려는가 보다
잡으려 할수록 멀어 만지는 삶은
주름의 흔적으로 선을 그어놓고
넘지 못할 곳으로 가고 또 간다
흔탁한 욕심 부질없는 오만
도심의 찌꺼기는 탁류에 흘러가고
영혼은 맑은 물에 잠긴다
세월을막고 선 커피베리의 문은
허무로 채워진 나를 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