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삼배
서당 이기호
태양광선 독차자하겠다는
놀부 심보 가졌다
피붙이 살 뜯어 먹는
경쟁을 피하고
혼자 살아도
잘 자랄 수 있어
회톨이로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영특한가
누구의 도움 없이
다른 나무들을
제압할 수 있으니
환자의 길
선택했는지 모른다
낙뢰를 맞아 써도
뜨거워진 기운으로
살아있는 너 사랑스러웁다
산사의 층층나무
열매는 까맣게 익어
난새의 먹잇감이 되고
삼백예순 날
어린 동자상은 대웅 전을
올려 보고 있어
서서 삼배하고 간다.
* 피붙이 : 혈족. * 난새 : 상상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