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더
서당/이기호
그 날 더 잘 계획했더라면
그 날 더 잘 생각이 깊었더라면
그 날 더 인내를 했었더라면
그 날 더 잘 실천을 했었더라면
그 날 더 그 사람을 사랑했었더라면
오늘이 더 좋은
바로 그 날 되는데
왜 몰랐을까? 그 날을
준비된 사람에게 미래가 있음을…….
작품해설
이수화(문학박사. 시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이기호 시의 인문정신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문학, 철학, 사학의 3중두로 흔히 명명되는 인문학은 사람에게 올바른 철학적, 종교적 인생관을 갖게 하는 빗물질 생산적 학문이다. 여러 말할 것 없이 정신세계의 추구를 목표로 하는 인문주의에서 여기 이기호 시에 보이는 계획, 사유, 인내의 정신은 인간(인격) 완성의 요체다.
생각한다는 것은 사람살이의 한 가운데 있고 이 사람살이란 성찰, 이해, 예측, 결정의 순간을 어떻게 슬기롭게 실천하는가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다. 이 작업은 고달프나 성취의 낙과가 있다. 인간의 사유 행위를 플라톤은 일찍이 ‘인간의 가장 고귀한 실천’이라 갈파했다. ‘생각하므로 써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고기토 아르고 섬’은 또 뭐겠는가. 이기호시는 메타 텍스트<그날 더>라는 평 이한 제재로 인문학사에 또 하나의 ‘고기토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찬사가 무색치 않을 이기호시의 성찰의 상상력이 촌철살인 하는 미학에 이른 텍스트에 주목하는 것으로 이제껏 척박하게나마 살펴온 그의 시세계 탐색에 피리어드를 찍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