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서당 이기호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올해도 바라는 마음이다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내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꽃바람이 불어오고
땅이 녹고 동면의 벌레가
꿈틀 꿈틀 움직인다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
한껏 기지개 쳐 본다
짚등주리 쌓아 두었던
씨앗은 파란 싹이 튼다
보아라! 덕유산 봉우리
겨울잠에서 깨어나
흰 눈가루를 사뿐 털어낸다.
*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 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부유해지기를 바랍니다.
* 꽃바람 : 봄철 무렵 부는 바람, 따뜻하고 부드럽게 부는 바람을 미화 한말.
* 동면(冬眠) : 겨울잠. * 한껏 : 한도에 이르는 데까지. 최대로.
* 짚등주리 : 볏짚으로 만든 큰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