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이 산장
서당 이기호
산장의 텃밭에서
애자지게 가꾼
채소로 둥근 상 차려본다
늘 내 옆에 함께 있던
아이들 애살스러워 했다
고사리 손길 아르대여라
나 혼자만이 산장에서
상 차려놓고
세상 엿보기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본다
순리의 세상은 간곳이 없고
세상은 온통 모순 덩어리
똘똘 뭉쳐 얼룩져 가니
애저러워라 어쩌면 좋을 거나.
* 애자시고 : ‘애쓰며’의 높임 말. * 애살스러워 : 애교가 있고 상냥스러워.
* 아르대여라 : 눈앞이 어른거리다.
* 애저러워라 : 애달프고 서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