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이렇게 살았단다
서당 이기호
어린 시절에는 빡빡머리 단장하고
검정고무신 신고 책보 메고 등교하던 그때
검정 운동화는 최고의 선물 잠자다 말고
이리 저리 만 저보고 좋아서 방안을 걸어
보았지
너 나 없이 광목 옷 입고 놀다 보면 허리춤 내려오고
화장실 보기 힘들었지 밥 먹었니 만나는 인사다
보리밥 먹기도 힘든 그때
어느 때는 고구마로 끼니 때웠고
그것마저 없으면 건너 버린다
생각사로 가슴 저리네
허기진 배 달래려고 물을 먹기도
춥고 배고프면 왜 그리도 서러운지…….
어린 시절 내 삶의 뒤 자취 세상을 무릅쓰다
할아버지는 이렇게 살았단다.
* 뒤 자취 : 걸어온 길. 발자취. *
무릅쓰다. : 어렵고 고된 일을 그대로 견디어 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