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채로 늙어가는 그런 길도 있다는 걸 발목을 빠뜨린 채 한 생이 저문다는 걸 알면서 제 할 일 끝낸 저 넉넉한 파안대소 - 김소해의 「가을, 허수아비」
허수아비의 일생은 차라리 불타이다. 선 채로 늙어가는 길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발목을 빠뜨린 채 한생이 저물어간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다 알면서도 할 일 다 끝내고 파안대소라니! 삶에 걸림이 없는 이만한 인생의 여유가 어디 있는가. 달관이요 해탈이다. 시인은 가을, 허수아비이면서 가을, 허수아비가 아니다. 필시 성인이다. 한 세상 살아온 세월을 말도 필요 없이 파안대소로 마무리 하다니! 방하착. 굴곡진 인생의 삶을 파안대소 넉자로 응축시켜 노래한 명편이다. 단시조가 시조의 주인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될 명징한 증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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