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머니 이야기다. 시인의 그분들이거나 아니면 다른 분들의 할머니 어머니 이야기가 틀림없다. 그녀들은 희생과 헌신의 아이콘들이기 때문이다. 이 땅의 그녀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지고 가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았나. 모두가 그리 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어머니들은 딸의 시대부터 포기라는 밥과 절망이라는 반찬을 먹고 살면서 희생을 강요당했다. 결혼을 하면 그 희생의 대상은 친정에서 시댁으로 바뀌고 요구는 더 낯설고 힘들어진다. 그러다가 대게는 즉 헌신이라는 것이 세포 속으로 파고들거나, 희생이 헌신으로 바뀌는 순간이 오는데 그것은 출산을 기점으로 한다. 자식이 그녀들의 내부를 뒤흔드는 것이다. ( 간혹 지극히 사랑하는 남편도) 그 자식의 모든 안위와 미래를 위하여 스스로 무엇인가를 행하게 되는 것이다.그것은 ‘자비로운’이라는 말이나‘ 거룩한’이라는 말이 수식어로 따라붙는 그런 행위들이다. 희생은 행하기 싫어도 참고 할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것이라면 헌신은 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마음 밑바닥이 먼저 그 행위에 나서는 지극히 능동적이다. 훨씬 고아하다.
이 작품도 그런 헌신적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랑이 지금 아픈 모양이다. “가랑잎 소리”가 나고가슴에는 금이 갔다. 이십 년이나 헌신 했어도 더 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눈물 흘리고 있다. “이십 년의 눈물”은 자신의 고생을 돌이켜 보고 흘리는 회한의 것들이 아니다. 그녀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눈물이다. 진정한 눈물은 안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밖으로 향해있는 것이다 보면 “냉장고”를 객관적 상관물로 삼은 이 작품도 참으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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