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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해 시인의 작품읽기

김소해 시인
리강룡 / 흙이 되어 바람이 되어, 또는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연민
작성자: 김소해 조회: 808 등록일: 2023-11-25

열린서가, 리강룡/<나래>2018 겨울호 127호 214

 

 

김소해시인은 <만근인 줄 몰랐다>를 펴냈다고희를 넘기면서 등단 연조 또한 40년이 가까워 오는 가운데 무르익은 시상을 대하는 독자의 시선 또한 흐뭇하다시인이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시대현상은 엄청나게 변하였고시인은 그 상황 속에서 생활의 파고를 힘들게 넘어면서도시조에 대한 인연의 끈을 잠시도 놓지 않았음을 시집을 통하여 실감할 수 있었다.

 

거기 오래 당신 없어 고향집 쓰러질 듯

빈 집 애처로워 제값이라 팔았는데

이상한 거래도 다 있다 고향이 없어진

 

고향을 잃어버린 남의 동네 서먹하다

하늘과 바람이며 갯바위나 파도까지

덤으로 팔려버렸다 어이없이 밑진 장사

 

그게 그렇게 고향산천 떠받치는 줄 몰랐다

마당만 몇 평 값으로 팔았다 싶었는데

낡은 집 한 채 무게가 만근인 줄 몰랐다

<만근인 줄 몰랐다전문

 

시집의 표제이기도 한 이 작품은 고향을 떠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시골마을을 가면 눈여겨보는 것이 있다빈집이다지금 우리나라 시골을 가보면 마을마다 사람이 기거하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을 정도이다.

너도 가고 나도 가고 다 떠나 횅댕그렁한 마을에 그나마 집을 지키고 있는 이는 죽음을 코앞에 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저 분들이 가고 나면 저 집 저 들판과 산은 누가 지켜줄 것인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공연히 가슴이 저린다시인의 고향집도 이제 쓸모가 없어 처분한 모양이다그런데 그 낡은 집을 팔고 나서야 그 집이 그냥 낡은 집이 아니었음을 알고 가슴을 치고 있다.

 

 

곱게 물든 감잎들이 벗은 발 닦는 늦가을

 

서리 묻은 깃을 털며 누군가 대답할 듯

 

붉은 감 아직 붉은 나무

 

꽃목걸이 고요 한 줄

 

해거름 산그늘 지는 나이가 저물기 전

 

주소 적고 우표붙인 감잎편지 시들기 전

 

그 글씨 읽는 이가 읽는

 

뜰 안 가득 생의 후편

<11전문

 

때맞춰 지금 입동 철이다바야흐로 겨울의 문을 여는 계절이다. <11>을 읽으면서 문득 인생의 11월을 생각하게 되었다시인도 이제 인생 11월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중국의 시성 두보는 그의 곡강 시에서 인생칠십고래희라 노래했지만 지금 칠십대는 스스로 노년이기를 거부할 정도로 정정한 삶을 누리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신 앞에서 오만한 모습이다인생 칠십은 해거름 산그늘 지는 나이가 저물기 전’ ‘뜰 안 가득 스며드는 생의 후편에 대하여 겸허한 모습으로 깊은 생각을 해보아야 하는 시점임을 부인할 수 없는 계절이다아무리 건강하다고 거들먹거려 보아야 앞 물은 이미 저만치 흘러가버렸고 뒷물이 자신의 자리를 차고 들어오는 시간이다지난 시간을 관조하고 실제를 인정하며 주어진 하루의 생명에 감사하며 행복해 해야 할 나이가 일흔이라고 나름대로 자리매김 해본다.

지면이 한정되어 있어 길게 언급하지 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한다시인이 쌓아온 연륜만큼이나 무거운 생각들이 어떨 때는 가벼운 텃치로어떨 때는 천 근 무게로 독자의 가슴을 울려왔다김소해의 <만근인 줄 몰랐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문득 추억은 모두 아름답다는 말을 생각해보았다그 아름다움의 끝에 아른거리는 만상과의 깊은 교감의 목선 한 척에 동승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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