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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해 시인의 작품읽기

김소해 시인
김남규 평론
작성자: 김소해 조회: 571 등록일: 2023-11-25

1. 존재론적 모험김소해󰡔만근인 줄 몰랐다󰡕

 

3행 배행에서 벗어나는 작품이 다소 적은 김소해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는 바다 또는 고향과 관련된 심상지리(心象地理)’가 각별해 보인다. “앵강 바닷가 펜션 어머니 발소리”(앵강 펜션있는 곳, “거기 오래 당신 없어 고향집 쓰러질 듯”(만근인 줄 몰랐다)하여 고향집을 팔았더니, “낡은 집 한 채 무게가 만근인 줄 몰랐다고 탄식을 내뱉은 시인. “시 쓰다 고향 말 부딪치면 도움 받는 곳”(폐 타이어)이 바다이고 고향이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그동안 시인은 멀리 고향과 바다를 떠나왔나 보다이제 돌아가야 한다면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처마 낮은 슬레이트 집 그 바다의 어매들은

 

뻘밭이 연분인 듯 발을 묻고 못 떠난다

 

숨겼던 말들은 끝내 구새 먹어 깊어가는

 

 

그리움이 바래지면 하얗게 파도라 한다

 

늑골 밑 파도 한 장 씩 꺼내어 철썩철썩

 

아껴서 벼랑 언저리 바람에게 주곤 한다

― 「해식동굴」 전문

 

처마 낮은 슬레이트 집” “바다의 어매들은 뻘밭이 연분인 듯 발을 묻고 못 떠나는 사람들이다어떤 곡진한 사연이 있을지는 짐작이 가능할터한 행이 끝난 후 여백(엔터,)은 마치 뻘밭에 빠지듯 쉽게 다음 행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바다의 어매들의 사연은 구새(오래 된 나무에 구멍이 뚫린먹어 깊고 깊으니독자도 뻘밭에 빠져야 하고, “숨겼던 말들” 앞에서 한 번 더 빠져야 한다그리고 2행의 여백이 나타난다시인이 독자에게 숨겼던 말들이 무엇인지, “처마 낮은 슬레이트 집에서 떠나지 못하는 그들에게 이입할 시간을 좀 더 배려한 것일까. ‘바다의 어매들에서 해식동굴로 화면이 줌-인에서 줌-아웃되면서, “그리움이 바래지면 하얗게 파도라 한다는 결론은아마도 바다의 어매들로부터 기인했을 것이다그래서 늑골 밑 파도 한 장 씩가지고 있는 바다의 어매들은 철썩철썩” “벼랑 언저리 바람에게 주곤 한다”. 하얗게 파도가 될 때까지의 그리움과 오래되고 곡진한 사연은 바람에 날려 보낼 뿐떠나기도 그렇다고 정주하기도 그런 곳. ‘그리움이 문제다. “달리기를 배우던 몇 살 적부터 그랬던가// 하늘을 쳐다본다는 건 들이받는 일이라고// 그 증거 흉터로 남았다 이마에 가로 놓인// 그리움을 아는 이만 하늘을 들이 받는다”(아름다운 흉터)는 시인에게 그리움은 아름다운 흉터이기도 하지만동시에 낙인이기도 하며극복의 불가능성을 알면서도 극복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 존재의 고통에 다름 아니다.

리듬의 어원인 류트모스(rhuthmos)’가 강이 흐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질서와 무질서의 운동 전체라 했다파도가 치듯바람에 파도가 밀리듯시인은 한 행한 행 서두르지 않는다그러면서 1연에서 2연으로 장면이 전환될 때여백을 좀 더 마련했다시공간 전환에 그치지 않고구체에서 추상으로현상에서 본질로보다 존재론적인 성찰을 위해서다김소해 시인에게 행간은엔터(한 번이 아니라떠나왔던 고향과 바다로 다시 돌아가려는 시인의 존재론적 모험이니몇 년 혹은 수십 년이 켜켜이 접혀 있을 지도 모르겠다.

 

-시조시학 2018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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