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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해 시인의 작품읽기

김소해 시인
2019, 개화 원고
작성자: 김소해 조회: 1075 등록일: 2023-11-25

2019개화 원고

 

<신작 2>

 

 

암각화

-수덕여관

 

 

김소해

 

 

원근법 아예 지우고 도형만 남긴다

빈 마음 낙서할 곳 여기 이곳 바위뿐

 소리 어디를 찧나 반란하는 자모들

 

명암 없이 무늬 되랴 무늬 없어 그늘도 없는

멀지도 가깝지도 가늠 못할 거리에서

잠재운 초록문자를 들깨우는 뻐꾸기

 

나무 있어 바람 오는바람 와서 흔들리는

마무리 못한 문장 추상이라 읽는 사이

달 밝아 돌문 열리 피리소리 한 곡절

 

 

삼천포

 

 

갈 곳도 딱히 없이 차표를 또 끊었다

 

파문 이는 출항지 행선지를 찾다가

 

우기를 견디는 어디

 

햇살 좋은 항구를

 

 

시인의 어매가 팔던 생선함지 앞에서

 

돌아올 찻삯만 남기고 노을을 지불했다

 

젖은 몸 말린 값으로

 

금화 닷 냥 후한 노을

<자선작 5>

 

 

 

 

연필 

 

붉은 입술 그보다 붉어 조용한 검은 입술

 

함부로는 아니지만 입을 열면 소나긴 듯

 

백지를

 

적시는 고백

 

백 년이든 읽겠습니다

 

 

 

 

하지감자 

 

악보에 담지 못한 노래가 여기 있네

 

할머니 할머니로부터 그늘이 물든 소리

 

내딛는 걸음걸음이 그냥그대로 화음이던

 

 

문자보다 음표보다 먼저 태어난 노래여서

 

아리랑 굽이굽이 일렁이는 마음이던

 

완창도 절창도 아닌 시작도 끝도 따로 없던

 

 

감자밭 감자두둑 알이 굵은 까닭이사

 

밭고랑 호미질에 노래가 얹힌 때문

 

가시고 세월 후에도 알은 여직 굵어있네

 

 

중산리 가는 길

-빨치산 전시관 

 

다시 찾지 않으리 당신의 그 무릎 앞

 

산이 산을 지고 흔들리며 저문 시간

 

아득히 이날 까지도 말을 숨겨 깊어있네

 

 

바람길 그 곳이 어디냐 묻지 않겠네

 

하마 그냥 벌린 입술 달싹도 못하겠네

 

문이란 그래 열려있고 또한 어디 닫혀있네 

 

의문부호 숨겨둔 채 가까이 오지 말라하네

 

비탈져 오르는 길 먼 길일까 높은 길일까


내 엄두 꺼내기도 전 문이 벌써 산이네

 

 

 

질문나무

-아왜나무

 

필시 무슨 연이 닿았음이 분명하지

 

수목원 산책길에 아왜나무 이름표찡긋

 

내 속에 해답 없는 질문 그득한 줄 어찌 알고

 

아 왜 아 왜 산다는 게 기껏 질문뿐인 것을

 

수천수만 푸른 귀가 열리면서 끄덕이면서

 

질문도 아닌 질문들 얽히다가 풀릴 때

 

 

 

얼음세포

 

나무가 겨울 나는 곳 그 곁에 가보리라

이른 봄 가뭄에도 싹 트는 숨은 비결

수피樹皮에 얼음세포를

껴안아야 한다는데

 

누구 삶이 저토록 얼음덩이 시린 날일까


죄다 버린 빈손으로 메마른 그런 날도


얼음길 바람막이 되던


아버지를 닮았다

 

얼음도 무거운 얼음 숨겨둔 안섶마다


기다리면 녹으리라 수액의 저 물소리


잎눈들 싹을 틔울 때


봄볕 내려 박수친다

 


<시론>

 

시조를 기다리며

 

김소해

  

시조가 어떻게 나에게 왔는지 나도 모른다.

학창시절 막연히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그러나 그것은 사치라고 생각했다그러다 셈터와 중앙일보 시조란에 가끔씩 작품이 실리는 재미를 맛본 추억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60년대 말쯤이던가이은방 선생님과는 작품으로 통하여 개인적으로 편지도 꽤 주고받았다그러다 시조는 잊고 생활인으로 살다가 1983년 현대시조의 이우종 선생님께서 2회추천해주시면서 정진하기 바란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의 뜻도 이해하지 못한 채 예사로 들었다그리하여 지금까지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살았다.

 

용접

 

어디서 놓쳤을까 손을 놓친 그대와 나

 

실마리 찾아가는 길 불꽃이어도 좋으리

 

뜨겁게 견뎌야 하리 녹아드는 두 간극


정형시학》 2017년 가을호

 

맏딸이라 가정형편상 내리 남동생 네 명을 돌봐야 했다그중에 둘째는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도움을 많이 주었다그래서 박사를 하고 유학을 하고국립대 건축과정교수가 되어 한국건축가협회 회장까지 되었다그런데 갑자기 발병한지 3개월 만에 죽었다예순두 살이었는데돈 좀 준다고 잔소리가 심했던 내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그때 그 마음을 적었던 시조다직업상 용접solding하는 일을 많이 한다용접이래야 아주 미세하게 토취(gas torch)불꽃을 이용하는 정도지만그래도 부위가 클 때는 아세치렌 산소불꽃도 이용한다동생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불꽃이라도 견디겠다는 간절한 마음이었다어떤 분은 연애편지라고 말씀하셨다.

 

시는 그렇게 연애하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리라모든 사물에 연애하는 마음 없이 어떻게 시가 되겠는가내 영혼을 타인의 영혼에게사물의 영혼에게 전달하는 것영혼과 영혼이 연애하는 것그게 시라고 나는 생각한다.

 

직업이 치아를 만드는 일이다.

특히 아래위 총의치full dentuenter배열을 하여 교합기articulator에 장착하여 두면 기공사가 아닌 직원은 해골 같아 무섭다고 한다그러나 직접 작업한 기사 눈에는 아름답기 그지없다자기 작품이니까완성된 금니gold crown나 사기 이pocelaine tooth가 장착된 모델plastic cast들을 작업대 위에 쭉 널어놓고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은 꽃처럼 아름답다그러나 손님으로 온 사람들도 무섭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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