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막연히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셈터」와 중앙일보 시조란에 가끔씩 작품이 실리는 재미를 맛본 추억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60년대 말쯤이던가, 이은방 선생님과는 작품으로 통하여 개인적으로 편지도 꽤 주고받았다. 그러다 시조는 잊고 생활인으로 살다가 1983년 현대시조의 이우종 선생님께서 2회추천해주시면서 정진하기 바란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의 뜻도 이해하지 못한 채 예사로 들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살았다.
용접
어디서 놓쳤을까 손을 놓친 그대와 나
실마리 찾아가는 길 불꽃이어도 좋으리
뜨겁게 견뎌야 하리 녹아드는 두 간극
《정형시학》 2017년 가을호
맏딸이라 가정형편상 내리 남동생 네 명을 돌봐야 했다. 그중에 둘째는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도움을 많이 주었다. 그래서 박사를 하고 유학을 하고, 국립대 건축과정교수가 되어 한국건축가협회 회장까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발병한지 3개월 만에 죽었다. 예순두 살이었는데, 돈 좀 준다고 잔소리가 심했던 내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그때 그 마음을 적었던 시조다. 직업상 용접〔solding〕하는 일을 많이 한다. 용접이래야 아주 미세하게 토취(gas torch)불꽃을 이용하는 정도지만, 그래도 부위가 클 때는 아세치렌 산소불꽃도 이용한다. 동생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불꽃이라도 견디겠다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어떤 분은 연애편지라고 말씀하셨다.
시는 그렇게 연애하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리라. 모든 사물에 연애하는 마음 없이 어떻게 시가 되겠는가? 내 영혼을 타인의 영혼에게, 사물의 영혼에게 전달하는 것, 영혼과 영혼이 연애하는 것, 그게 시라고 나는 생각한다.
직업이 치아를 만드는 일이다.
특히 아래위 총의치〔full dentuenter〕배열을 하여 교합기〔articulator〕에 장착하여 두면 기공사가 아닌 직원은 해골 같아 무섭다고 한다. 그러나 직접 작업한 기사 눈에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자기 작품이니까. 완성된 금니〔gold crown〕나 사기 이〔pocelaine tooth〕가 장착된 모델〔plastic cast〕들을 작업대 위에 쭉 널어놓고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은 꽃처럼 아름답다. 그러나 손님으로 온 사람들도 무섭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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