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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해 시인의 작품읽기

김소해 시인

내 작품 창작 이야기

작성자: 김소해

조회: 565 등록일: 2023-11-25

<table cellpadding="0" cellspacing="0" border="0" style="margin: 5px 0px 0px; padding: 0px; font-family: tahoma, 돋움, Gulim, 굴림, dotum, Helvetica, " apple="" sd="" gothic="" neo",="" sans-serif;="" font-size:="" 12px;="" color:="" rgb(66,="" 66,="" 66);="" width:="" 778px;="" border-top:="" 3px="" solid="" rgb(77,="" 77,="" 77);"=""><tbody><tr><td style="margin: 0px; padding: 10px; font-family: tahoma, 돋움, Gulim, 굴림, dotum, Helvetica, " apple="" sd="" gothic="" neo",="" sans-serif;="" font-size:="" 12px;="" background-image:="" initial;="" background-position:="" background-size:="" background-repeat:="" background-attachment:="" background-origin:="" background-clip:="" initial;"=""><div id="c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tahoma, 돋움, Gulim, 굴림, dotum, Helvetica, " apple="" sd="" gothic="" neo",="" sans-serif;="" font-size:="" 12px;="" line-height:="" 1.5;"=""> 2019년 부산시조 상반기호 내 작품 창작 이야기 <o:p></o:p>김소해 <o:p></o:p> <o:p></o:p>왜 사람들은 예술을 사랑하는가?빵만으로 살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이유를 「전도서」에서 찾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전도서 3장11절) 물론 여기서의 ‘영원’은 죽음 저 편 까지 갈 수 있는 영원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신념은 일맥 종교와도 통한다 하는가, 그러나 나는 그만큼 예술에 목숨 걸지는 못하고 더욱이 남들 이해하지도 못하는 시조에 목숨 걸 일은 아니지 싶다. 그렇지만 시조 쓰기는 사업하기보다 어렵다. 사업은 직원들과 협업이 가능하지만 시작詩作은 철저히 혼자 고독한 싸움이기 때문이다.그래도 시조를 사랑하여 여기까지 왔다.철학도, 교훈도 아니고 독백도 아니고 감정분출은 더욱 아니고 설명도 아니라 하니 그러면 무엇이어냐 하나?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이 시이고 모르겠는 것이 시이다. 거기다 정형까지 맞추려니 시조는 더욱 어렵다. 그래도, 선후배 시인님들의 잘 쓰진 시조 한 편 읽을 때의 기쁨은 많은 고생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바로 그런 매력에 끌려 또다시 시조 앞에 경배다! <o:p></o:p>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여행만한 것이 없지 싶다. 독서는 힘들고 여행은 재미있으니까. 돈이 들긴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 살아있는 체험이다. <o:p></o:p>몇 년 전 카자흐스탄을 여행했다. 알다시피 중앙아시아 하면 우리 동포의 애환이 배인 곳 아닌가! 1937년 스탈린에 의하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화물열차로 조선족들을 실어서 카자흐스탄, 키르키스탄 등지로 몇날몇칠 밤낮을 달리다 허허벌판 아무데나 짐짝처럼 버린 곳이었다. 거기 대한 역사는 따로 공부하기로 하자. <o:p></o:p>찔레꽃-우스토베 <o:p></o:p>조선의 흰 옷으로 하얗게 너는 피고우두커니 바라보는 나는 차마 미안해피붙이보듬지 못해도 네가 있어 달랬구나 <o:p></o:p>어디든 발을 묻고 살아보면 고향이리찔레 피우는 땅이면 곡식도 피우리라낯선 땅황무지에다 강을 내어 벼농사 <o:p></o:p>*간다고 돌아간다고 얼마나 울었던지우스토베 정거장이 대동강으로 변했구나*카레이디아스포라 천년 같은 강이 진다 <o:p></o:p> <o:p></o:p>*우스토베 지방의 고려인 민요가락카레이 : 고려인이라는 러시아식 발음 <o:p></o:p>( 2012년 <여기>가을호) <o:p></o:p>아주 감정적이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2018년도 낸 시집에 올라 있는 시와는 사뭇 다르다. 우스토베에서 고려인 집에 민박을 했는데 여든 넘은 할머니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한국말을 더듬더듬 이어시고 우리는 내용을 유추했다. 얼마나 고생하셨던 이야기였는지 모르겠다. 미안한 마음 뿐 이었다. 나라가 있어도 도와주지 못했구나!벌판에 수로를 만들고 벼농사를 지었다는데 이제 벼농사 짓는 사람은 없고 아이들 몇이 물에서 여름을 식히고 있었다. 그 할머니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왔다고 했으며 한국말을 간신히 하셨다. 육십 대 딸은 알아듣기는 하지만 하지는 못했고 손자들은 도시로 나가고 한국말도 못한다 하셨다. 집들은 옛 공산주의 시대 지어진 마을이라 괜찮았고 텃밭도 넓었다. 마을길은 넓게 구획이 잘 되어 있었다. 마을 끝 지점 언덕에 찔레꽃 덤불을 보았을 때 반가운 마음이 울컥했다. <o:p></o:p>찔레꽃1-우스토베* <o:p></o:p> <o:p></o:p>그늘 잦은 둔덕 아래 꽃 덤불 낯이 익네무지나 가난이나 주눅 들지 않을 땅은 어디이끌려 여기까지다 순한 사람들 흰옷 함께 <o:p></o:p>구겨져 버려진 옷 늙어 이미 떠났어도증언할 무엇 있어 매양 그 꽃 피고 있나팔십 년 얽혀온 가시 얽히더라도 하얀 꽃 <o:p></o:p>아리랑에 얹힌 향기 그 아니 짙겠는가늦더라도 꼭 누구 찾으리라 믿었기에만 리 밖 오래 기다리다 나를 보자 활짝 피네 <o:p></o:p> <o:p></o:p>*1937년 스탈린 시대 강제이주 당한 고려인들 정착마을 <o:p></o:p><정형시학 2018년 여름호> <o:p></o:p><p class="0" style="padding: 0px; font-family: tahoma, 돋움, Gulim, 굴림, dotum, Helvetica, " apple="" sd="" gothic="" neo",="" sans-serif;="" font-size:="" 13pt;="" color:="" rgb(66,="" 66,="" 66);="" font-weight:="" bold;"=""> <o:p></o:p>찔레꽃2-우스토베 <o:p></o:p> <o:p></o:p>고향은 블라디보스토크 혹은 함경도 어디라든가 <o:p></o:p>여든일곱 박가이* 할머니 가물가물 기억 속에 <o:p></o:p>긴 역사 <o:p></o:p>더듬더듬 찾는 <o:p></o:p>말씀 아직 조선어다 <o:p></o:p> <o:p></o:p>*박씨 라는 러시아식 발음 <o:p></o:p><2018년 정형시학 여름호> <o:p></o:p>옛 수도답게 땅이 넓으니까 알마티에도 도로는 넓게 인도도 넓게 계획된 도시였다. 천산산맥의 만년설산이 코앞처럼 가까이 보였다. 일행은 자동차로 다녀왔는데 나는 몸살감기로 함께 가지 못했다. 다시 가 보고 싶은 미련을 남긴다. 팔월 한여름에 설산을 보는 감동은 진했다. <o:p></o:p>신神으로 가는 길 <o:p></o:p>저기 아득, 설산 너머 바다가 있다는 거모래 골짝 더 멀리 고래 살고 파도친다는 거바람이 가르쳤을까큰 신은 ‘바다’라니 <o:p></o:p>본 적 없어 꿈 꾼 적 없는 그 바다에 어찌 가나오체투지 어느 봄날 닿겠거니 했던 걸까태풍은 바다 아니라도 불어오색 깃발 기도문 <o:p></o:p>어디든 사람 사는 곳 아린 생이 함께 살아나부껴 흩어지는 타르초 실오라기바람은 신으로 가는 길그 ‘바다’를 알고 있다 <o:p></o:p>( 2016년 시조미학 여름호) <o:p></o:p>여행을 다니며 그 감동이 식기 전에 곧바로 쓸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잊어버린 듯 아주 잊고 지내다가 불쑥 감동이 살아날 때가 있다. 이 시가 그러한 예이다.알마티에서 우스토베 가는 길, 부산에서 구미 정도의 거리인데 가는 내내 마을은 보이지 않고 황량한 벌판과 구렁이었다. 그 언덕 바위에는 소원을 적은 타르쵸 헝겊들이 울긋불긋 걸려있었다. 나무가 없으니 바람은 더 황량했다. 바람에 올이 풀려 날아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고해의 바다를 벗어나 지혜의 바다, 해인에 이르고자 하는 열망은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똑 같구나 하는 생각에 미치자 뭔가 울컥 치미는 것이 있었다. 몇 년이 지나서야 한 편의 시가 완성되었다. <o:p></o:p>건강상 형편상 여행을 못하는 사람을 위하여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고맙게도 또 다른 좋은 말을 했다. ‘숱한 밤들은 여전히 그대로 이며 나무 사이와 대지 위로 불어오는 바람도 그대로입니다 사물과 동물 가운데는 여전히 당신이 관여해도 좋을 사건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창조자에게는 가난이 없으며 그냥 지나쳐버려도 좋을 빈약한 장소란 없습니다’그래서 숱한 서정시가 숱하게 써져도 싫증나지 않으리라 믿고 나는 또 쓰기 시작한다. <o:p></o:p> <o:p></o:p>2019년 상반기호 작품 신작 1편 <o:p></o:p> <o:p></o:p>손가락무늬 <o:p></o:p>김소해 <o:p></o:p> <o:p></o:p>똑똑한 인식기가 내 지문을 못 읽는다 <o:p></o:p>이제는 벌짓거리 눈감아 주겠단 건지 <o:p></o:p>칠십 령 넘어오는 동안 나 모르게 증거인멸 </div></td></tr></tbody></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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