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해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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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조 단수 특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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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소해 |
조회: 2776 등록일: 2023-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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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조 단수 특집 대표작 남해섬은 그렇다 저물녘 난바다는 마을로 돌아오고 허기를 한 짐 지고 노을도 따라온다 다랭이 서너 뙈기면 고루 다 먹이는 섬 전어 가을바다 잘 구워서 저녁상 준비한다 땀 젖은 당신도 돌아오는 저물 무렵 지상에 숟가락 몇 개 그 무게가 꽃이다 응답 옹기화분 가꾸는 호접 란 두어 포기 제 마음 옹기마음 살뜰히 가꾸고 있네 고개는 햇빛 방향만 눈빛 주는 방향만 염전 출렁이는 바닷물도 뼈가 있어 아팠다 더 넓은 오지랖 다 졸아 들고 나면 뼛가루 하얀 꽃가루 소금 한 채 얻었다 가을, 허수아비 선 채로 늙어가는 그런 길도 있다는 걸 발목을 빠트린 채 한 생이 저문다는 걸 알면서 제 할 일 끝낸 저 넉넉한 파안대소 신작 직소폭포 살아야 하는 사람 더욱 살고 싶게 하는 여기 직방으로 부딪쳐서 직방으로 솟구치는 솟구쳐 솟아오르는 네 무지개 보리니 돗섬, 그 섬이 있다 고향을 떠나올 때 따라온 섬이 하나 때로는 느닷없이 덮치던 너울파도 든든한 이두박근 세워 대신 젖던 흠뻑 젖던 시작노트 나의 시는 어디서 오는가 마음의 “결“은 몇 벌이나 될까? 가을햇살 이리 좋은 날 산책길은 마음의 결, 어지러운 헌옷가지들을 거풍하기 꼭 알맞다. 희디흰 가을 햇살 약손이 되던 날/숨겨둔 상처거나 장롱 속 눈물 까지/ 꺼내어 말리라 한다 /옥양목 홑청처럼 처방전 하나 씩 받았으니 가슬가슬한 마음자락 위에 시가 절로 쓰이겠다. 글자로 읽는 것은 이야기로 듣는 것 보다 더 감동적일 때가 있다. 문학의 힘이다. 시의 힘이다. 나는 자연에서 시를 가져오는 것일 뿐이다. 눈으로 보는 모든 현상이 다 자연이다. 호접란 두어 포기를 길렀더니 유난히 향일성인가 싶더니만 오히려 내 눈빛 주는 쪽으로 따라 오고 있었다. 이 난이 옹기그릇 마음도 내 마음도 제가 가꾸면서 내가 바라봐 주는 쪽으로 웃고 있는 게 아닌가. 자연은 그렇게 서로 응답할 때 시를 주고받는다.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자연의 말을 들어주고 안타까운 자연의 마음을 알아주다 보면 시가 된다. 자연은 사람의 심리를 대신 표현하고 있으므로. 중학 때까지 썰물과 밀물을 보면서 생각이 깊어지곤 했다. 역시 저녁 때 밀물이 지면 거친 파도까지 저녁밥 먹으러 마을로 돌아왔다. 노을도 오고, 고구마를 주식처럼 먹을지라도 배부르면 거친 파도마저 유순해지곤 했다. 고루 다 인심 좋은 그 섬이 있어 나는 시인이 되고 싶어 했다. 시도 되어야 하고 정형도 맞아야 하는 시조의 이중고 앞에서 먹먹할 때가 자주 있지만, 육지 고등학교에 갔더니 옆의 친구가 남해에는 공을 차면 바다에 빠지느냐고 물었다. 그런 그 남해 섬이 내 시의 모천이다. 시의 말은 고향 말이라 했다. 고향 말이란 어머니의 말이다. 어머니란 태생적 원초적 내 자아를 찾아가는 입구의 다른 이름이다.
그 입구 끝, 출구에 이르면 나는 시를 만난다. 약력 1983년 현대시조 천료 『치자꽃연가』 『흔들려서 따뜻한』 『투승점을 찍다』 2014년 세종문학도서나눔 우수도서 선정 성파시조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부산문인협회 이사.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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