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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열 시인의 작품읽기

김성열 시인
세월의 끝
작성자: 김성열 조회: 892 등록일: 2013-03-16
              세월의 끝

                                김성열



만조 때 높이 쌓인 짠물이 허물어지듯 간조 될 때

어머니의 임종을 울던 눈물에 얼비친 만유만상(萬有萬象)

촛농도 다 녹아 가물가물 삭정이로 폭삭 삭아 내릴 때

큰애를 낳을 때, 빛나게 솟아오르던 태양의 눈부심

객지의 관사 방에서 세모의 찬바람 무더기로 끌어안고

떼굴떼굴 구르면서 추락하지 못한 아픔으로...

한평생의 깊이로 하늘을 재던, 더는 끌어낼 눈금도 없이

아버지 운명하시어 죽음 옷 갈아입힐 때

가랑이 사이로 늘어진 시신의 음낭(陰囊)을 쓸어 올리는,

순간, 진저리치게 물컹 집히던

... 세월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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