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김성열 시인의 작품읽기

김성열 시인
나의 시 나의 시 쓰기
작성자: 김성열 조회: 1264 등록일: 2013-10-08

나의 시 나의 시 쓰기

(1)높은 아파트와 낮은 아파트 사이에 나무들이 왼쪽으로 구부러지고 있다. / 상수리 나무와 나도밤나무는 중심 잡기에 안달이다/소나무는 한낮에 쏟아낸 제 그림자를 즈믄 가시 잎잎에 흑진주로 치렁치렁 꿰달고/ 높은 아파트와 낮은 아파트의 옆구리에서 여러 나무의 그림자가 까마귀 떼로 부딛쳐 분수처럼 쏟아졌다가 송알송알 튕겨나간다 / 나무들이 오른쪽으로 꺾이다가 제자리를 잡지못하고 다시 왼쪽으로 허리굽혀 떼거지로 쏠린다 /. 높은 아파트와 낮은 아파트가 좌우로 흔들거리고 / 검은 도포자락이 휘파람 소릴 내지르며 훌쩍훌쩍 담을 넘어가고 있다. (졸작 나무와 그림자 전문)

(2)소한 무렵 한겨울에 흰 눈이 없다./ 맞은편 16층 아파트 벽은 갈색이고 / 화단의 낙엽수는 듬성듬성 보초병처럼 묵묵하다./ 소나무와 향나무는 각각 여섯 그루,주목 세 그루 지금,청청 푸르다./ 유치원 아이 다섯이 차에서 내려/ 병아리 종종 걸음으로 엄마따라 승강기 쪽으로 들어가고/ 노란 봉고차는 슬금슬금 뒷걸음치다가 살짝 빠져나간 뒷자리가 냉혹하다./ 문득 고개드니, 낮달이 찬바람으로 드높아/ 보리죽 떠먹은 자리에 은수깔이 놓인다./ 겨울빛을 잃은 허공이 망향 휴게소 가을 하늘로 앵 토라져/ 동천(冬天)의 의욕을 얼리지도 못한다./ 팔층의 발 아래 아스팔트 포장 마당은 검은 빛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고,/ 날마다 응얼대는 시장 거리의 양극화(兩極化)처럼/ 부조리한 빛깔로 겨울의 흰눈을 기다린다. (졸작 겨울에 흰 눈이 없다 전문) -1-

**<詩는 감각(感覺)을 요소(要素)로 하는 心的 複合體다>

이것이 나의 시 쓰기 교본 1장 1절이다. 위 두 편의 시는 이러한 창작의지로 쓰여 졌다.(1)은 비오고 바람 부는 여름 밤,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에서 이쪽저쪽으로 나무들이 쏠리고 있을 때의 스산한 기분을 감각적으로 통합되도록 언어의 그림을 그렸고, (2)는 눈이 오지 않는 겨울 날씨가 어색하고 부조화스런 감정을 낳고, 그 부조리의 감정이 사회의 양극화로까지 비약한 정황을 감각적으로 감지될 수 있도록 형상화시킨 것이다.

나의 시에서 의미를 설명하거나 강요하려고 않는다. 그렇다고 김춘수 식의 무의미 시에동조하는 것도 아니며, 릴케 방법의 사물시만 고집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의도된 시의 주제를 감각적인 표현을 통하여 형상화하려고 집중한다. 시적 형상화 작업은 논리적 설명이나 내용 전달 의지를 극도로 억제하고, 아무런 의미도 주장도 없는 것처럼 그냥 표현하려는 것이다. 특히 의미나 감정이나 정서를 강요하거나 설득시키려는 생각은 금기(禁忌) 사항이다. 어디에 두든 어떤 방향에서 보든 상관없이 아름다운 조각상처럼 어디서 누가 읽든 간에 변함없이 감동을 주고, 감각적인 상(이미지)  으로 남는 "시 그 자체"이길 기대하는 것이다. 표현 기법의 핵심은 "감각적 요소"이다. 시의 문맥은 오관(五官)을 통하여 감지될 수 있어야하고 감지된 객관적 상관물 (매개체)에 시적 정서가 자연스럽게 통합되도록 시도한다. 감각적 요소가 결핍된 추상적 관념은 흔적도, 像(상)도 없이 공허할 뿐이다. 우리의 시문학사는 시의 문맥에서 볼 때 감각적 요소가 결여되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정이나 윤리 같은 내면의식이 강조된 관계로 관념 지향적 이었다. 이러한 우리의 시문들은 감각적 요소를 가볍게 소도구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이 나는 불만이다. 세계 철학사와 문예사조에서는 일찍부터 감각적 문제가 중요하게 탐색되어 왔다.

진리의 문제를 다루는 인식론에서 대응설의 대표적 견해로 알려진 "감각적 모사설"이라든지, 경험론의 대명제"모든 지식은 감각적 경험으로 부터"라든지, "일찍이 감각 속에 없는 것은 지성 속에도 없다"라든지, "마음의 모든 작용(기억,사고 판단등)은 변용된 감각이다" (E.콩디)라든지 "사상도 장미의 향기처럼 감각을 통하여 파악될 수 있다(T.S. Eliot의 "감수성의 통일")등의 명제들은 감각적 요소를 경시해 온 나에게 많은 걸 시사해 주고 있다. 감각을 통하여 습득된 심적 내용을 표출할 때, 그 또한 감각적인 요소로 구성인자를 삼아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행동과학(심리학)의 S-O-R 이론이 더욱 확실하게 말해준다.(외부의 감각적 자극-유기체-행동으로 표출) 이러한 시론에 기초한 나의 창작의지는 지속적으로 탐색되고 보완될 것이며,

내 詩精神의 이론적 바탕이 되고, 시적 사고의 화두로 남아서 늘 내 정신적 공간에

높이 떠 있는 것이다. (끝)

 

 

댓글 : 0
이전글 고향의식으로 채색된 사모곡
다음글 까친는 날아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등록일
55 시조 산정호수 물빛 역사 김성열 1124 2015-05-18
54 시조 벽시계 김성열 1075 2015-04-13
53 시조 春雨散吟(춘우산음) 김성열 1047 2015-04-10
52 평론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 김성열 1428 2015-04-04
51 비망록 삭제된 게시물 입니다. 김성열 0 2015-04-02
50 자유글마당 삭제된 게시물 입니다. 김성열 0 2015-03-16
49 평론 발작적(發作的)인 아름다움 김성열 1274 2015-03-11
48 비망록 김성열 시인 명함 김성열 1150 2015-03-10
47 평론 삶에 밀착 된 언어 김성열 1178 2015-02-21
46 개인저서(전자책) 세월의 끝 김성열 1173 2015-02-13
45 개인저서(전자책) 그리운 산하 김성열 1165 2015-02-13
44 개인저서(전자책) 귀향일기 김성열 1128 2015-02-13
43 개인저서(전자책) 농기 김성열 1121 2015-02-13
42 시계추 김성열 1174 2013-12-16
41 목욕탕 김성열 1250 2013-12-16
40 시조 숲과 하늘 외 2편 김성열 1167 2013-12-16
39 수필 효 심 김성열 1245 2013-12-16
38 평론 고향의식으로 채색된 사모곡 김성열 1227 2013-12-16
수필 나의 시 나의 시 쓰기 김성열 1265 2013-10-08
36 까친는 날아 김성열 1178 2013-10-08
35 평론 철학적 사유의 시적변용 김성열 1313 2013-09-22
34 시조 빛의 장난 김성열 1200 2013-09-22
33 선비상 김성열 1212 2013-09-22
32 수필 가을단상 김성열 1236 2013-09-22
31 약천사 대불 김성열 1263 2013-08-15
30 시조 큰 소리 작은 소리 김성열 1247 2013-08-04
29 수필 일상으로서의 시 쓰기 김성열 1260 2013-07-03
28 시조 여기로 이어진 저기 김성열 1244 2013-07-03
27 강물이 되어 김성열 1252 2013-07-03
26 옥불사 독경 소리 김성열 1255 2013-04-26
25 정동진 파도소리 김성열 1264 2013-04-21
24 시조 광화문 네거리 김성열 1225 2013-04-17
23 비 오는 날 김성열 1273 2013-04-17
22 수필 절이 보이는 풍경 김성열 1271 2013-04-17
21 농기(農旗)의 전설 / 김성열 김성열 1214 2013-04-08
20 설악산 바위 김성열 1298 2013-04-02
19 수필 시인의 자괴감 김성열 1357 2013-03-28
18 시조 열매열전(2) 김성열 1350 2013-03-28
17 돌... 김성열 1278 2013-03-23
16 정오의 그림자 김성열 1248 2013-03-23
15 수필 부 자 김성열 1208 2013-03-23
14 수필 어머니의 육자명호 김성열 1406 2013-03-20
13 시조 내리는 눈발 속에서 김성열 1365 2013-03-20
12 시조 차디 찬 비갈 김성열 1628 2013-03-20
11 시비 앞에서 김성열 1301 2013-03-20
10 투명한 눈발 김성열 1571 2013-03-20
9 거리에 흰 눈이 없다 김성열 1289 2013-03-17
8 나무와 그림자 김성열 1252 2013-03-17
7 노래하는 시인들 김성열 1319 2013-03-16
6 눈... 김성열 1300 2013-03-16
1 | 2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