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우리 강물이 되어 함께 흐르세 새 풀 돋아난 고향의 언덕을 휘돌아 먼저 간 친구네 흙무덤을 적시고 칼날 선 바위를 할퀴며 함께 흘러가세
여보게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멱감던 시냇물이 그리도 좋다고 이브적 가시내들과 물 속을 허우적대던 알몸의 동심이 무엇을 안다고 천사가 찍어다 준 물 한방울로 인육(人肉)의 풋풋한 비린내 풍기면서 캄캄하게 흘러오지 않았던가 사막의 낙타로 무거운 짐 지고 뜨겁게 땀 흘려 예까지 걸어오면서 우리가 무엇을 배웠다고...
여보게 우리 혈맥(血脈) 같은 샛강이 되어 그들의 마음 속으로 곱게곱게 스며들어 까맣게 타고 있을 구곡간장의 숯덩이 속을 맑은 강물로 흘러나 가세 너울너울 시퍼런 강물로 피라미, 꺽지, 붕어, 미꾸라지까지 내 새끼로 품어안고 육신의 기갈을 채우며 넓은 바다로 흘러나 가세
여보게 우리 백년의 세월 저 쪽에 구름으로 떠돌다가 멱감던 시내물로 다시 떨어져 조잘조잘 실개천으로 흘러서 가세
이제껏 살아왔듯이 강물로 다시 흘러 스치는 바람결에 자유롭게 출렁대 보고 별빛 새긴 영롱한 물빛을 뽐내어 보고 물소리에 웃음 싣고 흘러나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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