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내 시집을 포장해 들고 동네 우체국엘 간다 주소와 이름을 쓰고 그 사람을 머릿 속에 적어 넣고 걸어간다 내가 왜 가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없고 뒤돌아 보면 우산 아래 가려진 낯선 얼굴들 빗 속을 헤집고 다시 떠오르는 그리운 사람 시집 속의 따스한 체온이 비를 맞고 젖는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삶의 노랫가락이 되어 훌쩍 지나가버린 고달픈 인생 여로에 눈물 섞인 유행가 쪼로 토닥토닥 소리 내어 흘러내린다 인생은 구름 같은 것- 인생은 빗물 같은 것- 그리운 그것들이 빗줄기에 젖어 하늘에서 떨어지느니 안잊히는 그 녀석들, 보고 싶은 그년들 질척거리는 빗물에 바지말을 적시며 내 영혼의 이바지 보따리를 옆꾸리에 끼고 먼 곳으로 시집을 보낼려고 우체국으로 걸어가고 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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