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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열 시인의 작품읽기

김성열 시인
고 향
작성자: 김성열 조회: 1749 등록일: 2013-03-15
             고 향

사람들은 모두 고향으로 가자고 한다
고향이 어느 쪽에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보따리를 싸고 옷깃을 여미고서
고향에는 누가 기다리고 반겨주는 이라도 있는지
한평생을 너나 없이 고향으로 가자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고향을 떠나왔다고 한다
고향을 떠나왔는지 거기가 고향인지도 모르면서
자꾸만 고향을 떠나왔다고 한다

고향 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
나는 객지로 객지로 떠돌이가 되어
해질녘 붉은 노을이 회색으로 변하는 고갯마루에서
문득 고향 가는 길을 보았다

고향에 묻힐 사람들은 아직도 살아서 펄펄 숨쉬고
시퍼런 숨소리에 자지러지는 사람들
어머니를 부르면서 새끼들을 감싸안고 앉아
오늘도 사람들은 고향으로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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