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평 메밀꽃이 - 새벽기도 ・ 3638
봉평에 메밀꽃이 소설로만
장돌뱅이 닮은 허 생원이 흐드러지게 핀다
허생원 안 보일 때까지 손짓하는
마음 급한 잠자리가 빠져나간 밭 하얀 밭
꿀이 많은 모기도
입이 비뚤 바람이
차지면
벌들의 날개 짓에 헛바람이 분다
메밀꽃 밭 속을 들여 다 보는 별들이
한 대목 만나
걷고 있다
어물장수도 땜장이도 엿장수 댕그랑댕그랑 가윗질
육 칠 십리 걸을 때마다 어우러진 메밀밭이
보따리장수들이 펄럭펄럭
메밀밭 주위를 멤돈다
별의별 소리가 다 들리는 이야기 속에
메밀꽃보다 더 하얀 순이의 얼굴
하얀 눈물이 꿀방울로 떨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