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학심층탐구/ 홍문표 문학 연구 5
치유의 햇살시학
– 홍문표 시집『수인囚人과 바다』의 모더니즘 서정시학을 중심으로 2
이 영 지
본 논문은 홍문표 시집 「수인囚人과 바다」의 모더니즘 서정시학을 중심으로 1에서 논의된 ‘분열에서 만남으로’가 되는 이유가 ‘치유의 햇살시학’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바람을 문제제기로 한다. 치유의 햇살시학은 영성의 장이어서이다.
1. 햇살시학
『수인과 바다』시집은 홍 시인의 시적 화자 ‘수인’에 관한 시집이다. 이 시집에서 홍 시인의 시적 화자 수인은 탁 트인 바다를 갈망한다.
‘수인’에 대한 시적 화자의 인식은 다음 싯구에서 유추된다.
외로운 밤길을 방황하는 마음마다 (「언어의 꽃밭에서」)
지겨운 삶(「워싱턴 가는 길」)
가난처럼 남루한 침묵이 지루하였지만(「3월의 언덕에 올라」)
모멸과 거부가 교차되는 지점에(「3월의 언덕에 올라」)
가난했던 역사의 응얼들은(「5월의 강가에서」)
침묵으로 수절하는(「낙엽」)
겨우내 앙다문 나목(「나목」)
외로운 바람(「겨울나무」)
매마른 시간(「12월의 마음」)
눈물마저 얼어붙은(「멀리 보이는 금강산」)
떠나간 손짓(「간이역 주변」)
퍼렇게 멍든 수심(「오세암 입구」)
시커먼 주검(「소복」)
지겹던 세상의 인연(「소복」)
외로운 길가(「목자의 뜰」)
밤으로의 안타까운 시간(「영혼의 식탁」)
고독이 무성한 허허로운 밤길(「가을의 기도」)
남루한 육질의 장막(「내가 당신의 자녀가 되는 것은」)
남루한 밤의 흉계(「새해 아침에 1」)
시적 화자 ‘수인’ 이미지 유추는 구체적으로 ‘외로운 밤길’이고, ‘방황’이며 ‘지겨운’ 일이며 ‘가난 · 남루(3회) · 침묵 · 지루 · 모멸 · 거부 · 가난 · 응얼 · 침묵 · 수절 · 앙다문 나목 · 외로운 길(2) · 메마른 · 눈물 · 얼어붙은 · 떠나간 손짓 · 퍼렇게 멍든 수심 · 주검(2) · 지겹던 · 밤(4) · 고독 · 장막 · 흉계 등이다. 이러한 시어 나열에서 이른바 어두운 이미지들이 동원된 특징을 갖고 있다. 시적 화자가 수인임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적 화자 수인의 현실의식의 반대가 되는 꿈꾸기의 가능성은 시를 통한 시적 화자의 체험에서 열려진다. 바다의 사방팔방으로 탁 트인 물 위로 별이 빛나는 코스모스의 서정과 낮에는 하늘 높이에서 내리는 햇살 광선으로 치유되는 체험을 겪는 홍시인의 햇살시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치유의 영성체험 현장의 서정으로 된 『수인과 바다』시집은 몸과 마음치유의 햇살시학에 충실 할 수 있게 한다.
이 가능성은 하늘에서 햇살이 비쳐주기 때문이다. 단순한 햇살의 비쳐줌만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홍시인은 시적화자를 통하여 어둡고 외로운 수인이 어떻게 치유되어 가는지를 시적 언어로 이동한다. 늘 하늘을 향하여 가기 위해서이다. 가는 이유는 치유를 위해서이다. 이 가능성은 햇살의 살 광선으로 받아 그 햇살을 다시 시인의 것으로 만드는 데에 홍문표 시인만의 모더니즘적 서정 시인이 되게 하는 문제 제기가 있다. 한 개인의 삶이 가장 논리적인 햇살시학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 길은 영성으로서의 가는 길임을 문제의 제기로 한다.
1). 햇살
햇살에 대한 사전적 해석은 해가 쏟아 내는 광선이라 하였다. 다시 광선의 개념을 빛의 줄기라 하였으며 물리학으로 빛이 공간을 직진할 때, 빛에너지가 전파하는 경로를 나타낸다 하였다. 그리고 광선에서 선 개념은 공간부여보다는 일직선의 모양새를 가진다. 이때 햇살에 대한 이해로 ‘살’이라고 할 때 날카롭게 비쳐주는 빛 광선이다. 광선치료라는 숙어가 있다. 광선치료(Light therapy) 또는 광치료(phototherapy)라 하여 선사시대부터 태양광을 이용한 heliotherapy 치료법이었고 해를 입지 않는 범위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또는 레이저나 LED램프 치료법 등이 있다.
햇살 모양은 햇빛의 화살 모양을 지닌다. ‘수인’이 지닌 어두운 이미지들이 햇살의 살 광선을 받는다. 그런데 홍 시인은 시를 통해 이 햇살을 받은 다음 시인의 것을 만들어 시적 화자의 주어로 사용한다. 능동적으로 이동하는 햇살이 되는 홍문표 교수 시인의 햇살 시학이다. 우리의 몸은 햇살이 몸속에 스며들어 비타민 D를 만들어 주며 뼈들 튼튼히 해 준다. 그런데 아무리 이러한 논리가 있더라도 햇빛을 직접 쬐지 않으면 나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없는 이론에 비추어 볼 때 햇살시학이 존재한다. 신앙 차원에서 하나님이 비쳐주는 햇살은 사랑의 광선이다. 이 광선을 신앙인인 홍 시인은 하나님이 주는 햇살을 받아 하나님이 부여한 사랑알약을 집어서 손으로 입에 넣는 일을 하는 홍시인의 햇살시학이다. 이 햇살을 홍시인은 시에서 주어로 사용한다. 그의 햇살시학을 만들어 낸다는데 홍시인의 모더니즘적 서정시학이 되게 한다. 치유의 햇살시학이 있게 한다.
해에 대한 명칭으로는 ‘햇빛 · 햇볕 · 빛 · 빛깔 · 빛살 · 햇살 · 볕살’ 등이 있다. 그럼에도 홍시인의『수인과 바다』시집의 햇살시학은 ‘햇살’만을 최다빈도수로 한다. 홍 시인이 즐겨 쓰는 햇살은 ’볕살‘이 아닌 햇살이다. 햇살과 볕살의 구분은 내려쬐는 햇빛을 볕살이라 하는 사전적 해석에 따르면 햇살은 더 강렬하게 한 곳에 내려 쬐 집중적으로 광선이 들어오는 차이다. 치유의 강도이다.
햇살은 『수인과 바다』시집에서 가장 많은 빈도수이기에 홍시인의 햇살시학을 논하는 타당성이 존재한다.
가을햇살이 익는다 (「둘이의 마음」)
이른 봄의 햇살을 품고(「언어의 꽃밭에서」)
아침 햇살이 (「장승백이 시절」)
아침햇살을 털고(「3월의 언덕에 올라」)
햇살을 쪼아대며(「바닷가에서 Ⅲ」)
바다는 마지막 타는 햇살을 씹으며(「바닷가에서 Ⅴ」)
아침햇살에(「아침바다」)
비개인 여름햇살을 움켜쥐고(「멀리 보이는 금강산」)
아침 햇살(「바람의 유혹」)
누리에 뿌려지는 아침 햇살(「새해 아침에 Ⅰ」)
햇살 따라 밀려오는(「겨울이 오기 전에」)
붉게 타오르는 아침 햇살과(「뿌리 깊은 나무」)
‘햇살시학’ 명제는 홍문표 시인이 해의 빛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