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시의 긴장언어
이 영 지
1. 소월시의 공감대
본 연구는 소월시의 긴장언어를 살피는 데 있다. 공감대가 형성된 소월시가 외연과 내포를 지닌 시라면 외연적인 것 여성적이고 이별의 시로만 일관된듯한 모습이 그와는 전연 다른 내포가 있는 시일 것이라는 가설을 가진다.
시의 내포는 어떠한 분석으로도 사실상 내포 그 자체로 머무는 애매성을 지닌다. 이는 산문처럼 설명되지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의 내포에 대한 접근은 시의 외연에 의해서만 본연의 관념을 찾는 길만 있다.
소월시를 분석하여 본 결과 분포비율이 경험유추에 최다빈도 현상을 보인다. 특히 그 차례가 시조들의 특징에 가깝다. 그 차례는 조운 시조집(98%) → 가람시조집(96%) → 노산시조집 → 김오남시조집 → 벽오동(정훈시조집 70%) → 은어(최성연 6%) → 진달래꽃(김소월 시집 65%)의 차례이다. 거기에다가 소월은 명사시어 첫글자 초성자음 ㄱ을 선호하는 시를 짓고 있다.
소월의 명사시어 첫글자 초성자음 선호도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언어 ‘ㄱ’이 102회로 가장 많다.
Ⅱ. 소월시의 초성시어음가
1. 가마귀 시어의 긴장관계
소월시 전체는 ‘가....’ ‘기....’ ‘그....’ ‘고....’등의 ㄱ초성자음으로 시작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몇예만 들어보기로 한다.
가.
가고싶은...
가고마랏느냐 -「바다」에서
가고 오지 못한다 -「나는 세상을 모르고 사랏노라」에서
각금 각금 -「춘향과 이도령」에서
가기도 햇소 -「춘향과 이도령」에서
가나니(2회) -「첫치마」에서
가노랍니다 -「失題」에서
갑니다 -「산우헤」에서
가느스름한 -「분얼굴」에서
가는 봄(3) -「첫치마」「봄비」에서
가는 님은 -「半달」에서
가늣한 손가락이 -「꿈으로 오는 한」에서
갈내갈내 갈닌길 -「길」에서
갈닙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에서
가다가(3) -「들도리」에서
가도가도 -「왕십리」에서
가다오다 -「朔州龜城」에서
가도 아주가지는(2) -「개여울」에서
감도록(2) -「닭은 꼬꾸요」에서
가라시구려 -「못니저」에서
가라닙고도 -「달마지」에서
가로막킨 -「산우헤」에서
가람(2) -「失題」에서
가람이지요 -「春香 李都令」에서
가람(2) -「失題」에서
가로막고 -「밤」에서
가마귀 한쌍 -「찬저녁」에서
가마귀 가왁가왁 -「길」에서
강물을 -「記憶」에서
가마귀 한쌍 -「찬저녁」에서
갈봄녀름업시 -「山有花」에서
간밤에 -「부헝새」에서
가마귀 한쌍 -「찬저녁」에서
가슴뛰노는 -「닭소래」에서
가슴엔 -「달마지」에서
가시는 거름거름 -「山有花」에서
가시님 -「금잔듸」에서
가시옵소서 -「진달래꽃」에서
가실길에 -「진달래꽃」에서
가실때에는(2) -「 진달래꽃」에서
감으면 -「닭은꼬꾸요」에서
가을 -「찬저녁」에서
가을밤에 -「希望」에서
가을봄 -「꿈길」에서
가잇슬텐고 -「삭주귀성」에서
가을밤에 -「希望」에서
가쟈고(3) -「달마지」에서
가지게되엿노라 -「꿈으로 오는」에서
가튼말도 -「나는 세상 모르고 사랏노라」에서
가튼저녁 -「눈오는 저녁」에서
江邊살자(2) -「엄마야 누나야」에서
江村(3) -「江村」에서
ㄱ초성자음이 양성모음인 ㅏ와 같이 ‘가’가 되는 시어들이다. 이들은 거의 떠나는 이미지이다. 이러한 시어의 외연은 소월 시가 지닌 존재들과의 거리감 또는 사람들과의 이별의 시로서 해석되어지는 면과 동일시된다.
이러한 떠남 이미지에 대한 공감대형성은 ‘까마귀’시어가 다빈도 현상으로 들어남으로써 시의 외연은 크게 김 시인을 이별의 시인으로 현재 해석되고 있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한번
저산에도 까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깁니다
압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년달아 흐릅듸다려
-「가는길」
「가는길」시는 “저산에도 까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깁니다”로 되어 있다. 이에 이 시를 내포적인 의미로 접근하여야함으로 일반적으로 까마귀를 시에서 많이 활용하는 김현승 시인의 시를 참고하도록 한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무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가을의 기도」
김현승시 「가을의 기도」의 “까마귀 같이”는 김현승의 다른 시에서도 나타나는 까마귀의 이미지가 지닌 고독한 영혼의 갈길을 의미하는 많은 빈도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김현승 시 외에도 고시조에서도 ‘까마귀’는 그 빈도가 높다.
수풀에 까마귀를 아이야 좇지마라
반포효양(反哺孝養)은 미물도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