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에 산에 1
가까이 가는 길을 들에다 펼쳐놓고
낮으막 엎드리는 푸른 풀 아름드리
안아서 흰 구름 닮은 집 안으로 들었다
- 이영지 「흰 구름 닮은」
들에 산에 2
하늘엔 하얀 구름 들에는 하얀양들
풀들이 파란향기 점점이 늘여가자
목동이 하얀날개로 하늘에게 알린다
- 이영지 「하얀날개로」
들에 산에 3
비스듬 기울이기 시작한 비스듬한
푸른꿈 한뭉치가 입안에 들어오자
비스듬 기울어지는 하얀구름 닮아가
- 이영지 「닮아가」
들에 산에 4
풀만을 먹고서도 덩치가 하늘닮는
소들은 들에 산에 바람이 되어간다
바람이 한창 푸르러 질때까지 먹는다
- 이영지 「바람이 한창 푸르러」
들에 산에 5
오로지 은혜만을 갚으려 등에다가 주인이 앉을 자리 주인짐 놓일자리 그거로 넉넉히 먹을 풀이주어 집니다
- 이영지 「넉넉히」
들에 산에 6
먹기만 하면 되는 행복은 먹기만 해
바람도 먹게하고 어스름 먹게하고
그림자 드리우면서 먹게까지 하는데
- 이영지 「행복은 먹기만 해」
들에 산에 6
이렇게 좋은거야 서로들 달리달려 보는거 좋은 거야 산너머 하늘빛을 닮느라 사방팔방이 좋은거야 이거야
- 이영지 「이렇게 좋은 거야」
들에 산에 7
너무들 많이 먹어 통통통 살이쪘어
지금은 그만먹어 그리고 집에 가야
그래야 들에 산에 올 힘이나는 거란다
- 이영지 「지금은 그만먹어」
들에 산에 8
어디야 먹을거리 이렇게 풀어놓은 여긴데 들에 산에
잘자란 풀들인데 어딨어 베풀어 놓은 아름다움 안 먹어?
- 이영지 「풀 먹을 너희들 어디 있어」
들에 산에 9
산들도 벼 이삭이 자라라 엎드렸다 햇빛이 잘들어 와 잘 자라 고맙다고
닮아라 자란 벼이식 들에 산에 닮아라 - 이영지 「들에 산에 닮아라」
들에 산에 10
서로들 코를 벌름 벌르음 가까이서 엉덩이 둘러대고
봄 넣는 중이란다 나른해 구름마저도 흐릿하며 황홀타
- 이영지 「나른해」
들에 산에 11
물이라 하오실제 고개를 들이밀고
인사를 해야해야 목구멍 깊숙이에
물이랑 새파란 깊이 청푸름이 나지요
- 이영지 「새파란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