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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시인의 작품읽기

이영지 시인
입맞추러
작성자: 이영지 추천: 0건 조회: 9941 등록일: 2011-03-22

입맞추러 갔어요/이영지

 

강의실

늦밤

습작들을 발표하려고

고운 손

때 묻은 손

12월의 추위가 녹는 밤

 

차가운 의자에 앉은

학생들의 열기는 입맞추러 모입니다.

 

잘못돼 나온 활자를 뜯어고치려고

바로된 글자 '을'  '보았지'는 

'는' '보는지'위에 풀이 발려 앉는 중이어서 

그 열기는 입맞추러 모였습니다.

 

몇몇 학생들의 시낭송이 시작되고 

가슴에 꽃을 달고 의젓이 앉아 그들의 노래를 심사합니다.

남녀 무대속에서 시를 낭송하는 것은

부부이상의 시낭송이라고 사회자가 말을 하는

아 바로 그게

학생들이 밤늦게 강의실에서

게들은 어디갔느냐는 나의 말에

입맞추러 갔어요

이제

여학생들이 서슴없이

열심히 입맞추러 갔어요 라고 합니다

198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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