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사랑치기
이 영창
이제 봄이 왔다.
아침이다 나는 사과밭에 인사를 간다.
사과밭은 나의 정원 바로 곁에 있어 산책도 할 겸 나무도 볼겸 겸사겸사 즐겁기만 하다.
나의 고향 부석은 돌이 떴다 하여 붙여진 고장이다.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사랑의 이야기가 걸려있는 뜬 돌의 유래는 사랑의 고귀함을 일깨워 준다.
이 고장에서 나는 사과는 유난히 맛이 달다,
소백산과 태백산의 분수령이 되는 높은 지역이여서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크고 공기가 맑아 사과 재배에 적당한가 보다.
눈이 올때만 해도 이 지역은 다른곳은 오지않는 눈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내린다.
그래서인지 차고 달콤한 사과 향기를 겨울 눈에 뭍여 오곤 한다.
올 해 봄에도 사과나무 전지를 하기 시작했다.
좋은 사과를 꽃 피우기 위해 가지 치기를 한다.
어느 한 가지라도 나 에겐 소중하지만,
더 좋은 사과를 만들기 위해선 혼자 건방 지게 솟은놈,
남에게 그늘 지는놈,
너무 세력이 좋은 놈은 여지 없이 내 손에서 잘려 나간다.
얼마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 처럼,
"모든 것 을 소유 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 도 소유 하지않아야 하며,
모든 것 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 도 되지 않아야 한다"를
삶 속에서 그대로 옮기신 분을 나도 닮고 싶다.
자기 습성을 못 이겨서 위로 위로 올라 가려는 가지에는 유인추를 단다.
유인추를 달아주면 무게에 눌려 꽃잎을 티어 사과를 달게 된다.
유인추를 고안 한 사람은 분명 남 을 위해 살아 온 분 일게다.
이제 봄 이 왔다.
올 해 는 우리 모두가 남 을 생각 하는 해.
다 함께 하는 공동체 안에 나의 가치를 느끼는 해.
우리 모두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나는 다시 사과나무 사랑치기를 한다.
하늘 이 파랗다.---
창조문학 수필등단,농협대학원,친환경사과[드림자연농원]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