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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시인의 작품읽기

이영지 시인
어머니
작성자: 이영지 추천: 0건 조회: 9691 등록일: 2011-10-08
 

어머니

   - 새벽기도˙1568

  

  

 설명: 한국의 시골 풍속은 결혼하고 친정에서 삼일을 보내고 시집으로 신랑을 앞세우고 시집오시는 풍속이 있다. 나의 어머니도
삼일만에 신랑을 앞세우고 시집으로 오셨을 것이다.
시집을 오셔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삼뿌리로 가정에서 안해 즉 아내가 되시었다. 

그리고는 가정에서 꿀단지로 보배단지로 사시기 시작하였다.
삼년이 지나기도 전에 아들딸을 낳으시었다.
한국의 시골 풍속은 아기를 놓으면 이웃집도 출입을 삼가는데 그 표시로 새끼줄에 숯이며 고추며 달아둔다. 아들일 경우 고추를 단다.
너무나 기뻐하시던 할아버지는 들에 나가서 참깨며 들깨며 농사를 하시었다. 
 어머니는 이러한 모습 즉 참깨가 되시고 들깨가 되시어 한국의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시었다.
이제 삼십년이 지나 다 자란 외지에 나가 있는 아들딸들을 보려고 가시려 하시었다.
아버지 말씀이 약이 되는 꿀을 섞은 들깨약을 만들려면 석달은 되어야 한다기에 그 날을 기다려서 어머니는 마음이 바쁘지만 안달하시면서 준비를 하신다. 그리고는 아들 딸들을 만나러 가신다. )


* 수필부문
삼일에 신랑 앞세우고 삼뿌리로 신행 온 안 해가 되시더니
석달에 실린 시집은 꿀단지로 보배단지로 맴도시더니
삼년은 길어 곱곱이로 맴도시더니
삼년은 길이 곱곱이로
고추셋 수꺼멍 셋 둘 셋을 주렁주렁 새끼줄에 달아 샛마을 사람들 못오시게 하시더니
시아버지를 조심조심 들로 나가시게 하시더니

하늘 해를 줄여 땅 속에 씨앗으로 묻으셨던 새색시의 인삼은
꿀맛이 되어 참깨맛이 되어 해를 안고서

삼십년만에 별들이 잉잉거리리며 아카시아  꽃잎의 단맛을 모으시더니
다둑거려 별들의 꿀을 모으시더니
어머니는 큰 별이 되시어

삼년이 더 걸려야 하는 인삼을 기다리시다가
삼을 캐는 날
한 뿌리의 가느른 줄기라도 다칠가봐
조심조심 캐어 낸 인삼을 모으시더니

절구를 내어 빻으시더니
모자랄새라 따스함이 모자랄새라
시아버지의 하늘해를 더 넣어
추수를 하기 시작하시더니


하늘의 해가
아주 조그만 집 속에 들에 들어
열개도 스무개도 더 들어 앉은 동그란 해 닮은 참깨를
햇살이 지기 전에 따 들고 종종종 걸음을 걸으시더니

이튿날 아침나절쯤,
온 누리가 햇살이 가득한 날
햇살이 지기전에

햇살이 지기전에 참깨 들깰따 드시고
걸음을 치시고
이튿날 한나절 쯤
세번을 다시 세번을  다듬이시더니

참깨, 들깨를 넣고 인삼을 넣고 절구에 앃으시던 날

저어기 마당 한 구석에 어미 닭이 동이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먹고 하늘 한 번 보고 물 한 모금을 먹고, 
구구구 병아리를 모으는 것을 무심히 보시며
어머니도 하늘한번 쳐다보시고 절구 한 번 찧고 다시 한 번 쳐다보시고 다시 한번 쳐다보시다가
마침
흰 구름이 하늘 끝 저 편 먼 곳에서 천천이 넘어가는 것을 보시다가
갑자기 급해지신 어머니는

한꺼 번에 서른 번을 버무린 참깨와 꿀을
급히 자그만 동이에 긁어 넣으시고

어흠어흠 헛기침을 하시는 아버지에게
이제는 나이가 서른이 넘은 아이들 집에 가시겠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어흠 어흠 헛기침을하시며
"약은 석달이 더 장궈야(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의 사투리/오래 있어야 된다는 뜻으로) 효과가 있는 거라"고만 하신다.

어머니는 그날부터 손의 달력을 꼽으시기 시작하시다가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백일이 가까워 온 날 밤 기차를 타시고서
힘에 겨운 보퉁이를 드시고 잠도 설치신채
 바쁘고 급하시기만 하시다

겨울날씨라 몹시 춥고 눈길마저 미끄럽다

돈을 많이 주고 탈 수 있는 그 많은 돈이야 속 주머니 깊숙히 들어 있지만 택시를 타실 생각이 아예없으시다.

따뜻한 아랫목에 요(이부자리중 땅 바닥에 까는)를 깔고 엎드려 어머니는 생각조차 않고 있는
그 환한 방 불보다도 더 환한
등불을 다시고 아니 해보다, 뜨거운 사랑불을 드시고
계단도 두어개씩 짚어 넣으시며 초인종을 누르신다.




   

어머니 /시조로 고침

   - 새벽기도˙1568

  

  

   어머니 그리움은

우리를 낳으실 때 몸조심 하시면서 하늘을 엮으시고
안방에 크다란 꿈을 쏟아 놓는 날에는 


해 안고 돌으시며 별들이 잉잉거린 꽃잎의 아카시아 단맛의 
   모아모아
큰 별을 받으시더니 삼년이 더 걸리샤

인삼 밭 한 뿌리의 하나의 줄기라도
 
다칠까 꼬챙이로 조심조심 캐내시어
아직도 모자랄세라 따스함을 넣으샤   

들판에
 
  묻혀있을 깨소금 참깨밭의 열개도 스무개도 더 들어 있을 깨를
동그란 해 닮은 해로
 
   시아버지 닮으샤

온누리 녹아 있을 햇살로 반짝반짝 은빛의 맑게 흘러 내리는 시냇
 
   물에
가셔서 채를 드시고 따스함만 받으샤

돌쇠가 싸리비로 휑하니 썩썩 쓸은 마당
의 한복판에 시집을 오실때에
가져온 낡은 돗자리 툭툴털어 펴시샤

시집을 오실때에
 
  햇살의 싱싱함을 지금은 낡아져서 구멍이 뻐엉 뚤린
구름을 쭈욱 펴시고 쓰윽 쓸어
해 속에

앉히고 덩어리의 참깨를 손으로만 해 손에 고루고루 펴시어 하늘 펴어
당신
의 삼베 보자기를 반듯이 펴 놓으샤

얇게 펴 말리시고 행여나 병아리를 데리고 마당
돌던 어미가 꼬옥꼬옥
넘을까 안절부절로 마당둘레 보시다 

아예에 방문 열어 놓으샤    문지방 곁 거기에 걸터앉아 보시다 못 미더워
아예에 문지방 나오신 코 박고 물 한 모금 

입에 문 하늘 한번 보고 또 한번 보고 구구구 병아리의 부리를 무심히 보며 하늘한

   번 콕콕콕 절구통 한 번 찧고 또 한번 또 또 한번

찧다가 저어기에 흰 구름 하늘 끝
에 천천히 넘어가는 해를 보시다가
 갑자기 급해 서른셋 서른 번을 버무린
 
  

꿀 참깨 인삼마저 급히도  자그마한 동이에 긁어넣어 
으흠 음 어흠어흠 신랑의 헛기침 들으며  서른 넘은 아이들

꿀단지 꿀들만을 
 들고서 아이에게  가신다 하시고서 급하샤 어흠어흠
헛기침 늘어놓으신 신랑떠나 아이에게 가신다나

 남편은 꿀 약이야  석달을 잠궈야만 
효과가 있는 기라 말씀만 더디더디 
  그날로 손가락에다 달력마저 꼽으신

하루가 가고가고 이틀이 가고가고 삼년의 스므아흐레 
되던 날 밤 고향에서
밤잠을 설치면서도 보퉁이의 짐꾸려 

밤 잠을 얹은 채로 바빠서
  종종걸음 겨울낮 몹시 춥고 눈길도 미끄러운
꿈마저 넘어 질까봐 조심조심 길건어 

  따뜻한 아랫목에 요 깔고 엎드려서 고향을 생각조차 아니한 그 환한 방
불보다 더 
   환한 등불 초인종을 누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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