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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해 시인의 작품읽기

김소해 시인
시조시학, 시인연구
작성자: 김소해 조회: 1318 등록일: 2023-11-25

<시인연구시조시학 2018 가을호

 

 

신작

 

 

경이

 

 

연리지 아니라도 연리지가 거기 있다

 

바람 비탈 미끄러지지 않게 안간힘 버티고 있다

 

두 팔 꼭팽나무 참나무 업어주고 잡아주고

 

 

구렁도 꽃밭이네요

 

갯물의 전생은 소금이라 했다지요

조수가 거듭 치던 풍화의 퇴적물들

침묵이 소금 포대다

거친 파도 무릎 꿇린

 

사는 게 그다지도 짜기만 했을까요

어머니 시집살이 소금밭이라 하시더니만

할머닌 며느리 모시기 소금 기다리 듯 하셨다지

 

짠물을 양식으로 퉁퉁마디 자라난다

젖은 앞섶 아우르며 말리느라 눈부시던

구렁도 꽃밭이네요

소금창고 소금 꽃

 

 

대표작

 

 

투승점投繩點 찍다

 

 

쟁깃날 벼리고 세워 경작한 바다였다

수평선 너머까지 가보고 오는데 육십년

근육질 어깨 죽지에 동해호가 파도친다

 

아버지 가시던 길 따라가지 않겠다고

빈 어창魚艙에 버티던 길 여기까지 따라왔다

한 그물 당길 때마다 다시 듣는 그 말씀

 

비장秘藏의 낡은 유산 놓고 가신 어장도漁場圖

난바다 물너울에 투승점을 찍는다

소금길 썩지 않는 법 나침반에 새긴다

 

 

하늘 빗장

 

 

어디에 신은 계신지 알지도 못하지만

아들의 가는 길에 한 그릇 찬물이나마

밝히어

부탁할 수 있다면

빌고 또 빌 뿐입니다

 

심장의 무게가 고작 깃털 하나일진대

영혼의 무게는 어느 저울입니까

그 저울

찬물 한 그릇에

밝아오는 동녘 하늘

 

저 깊은 저울 위에 송두리째 얹습니다

새벽빛 물의 무게 산처럼 높습니다

마침내

당신 기도에

풀려오는 하늘 빗장

 

 

 

 

 

압축파일

 

 

 

잘 익은 호박 한 덩이 택배로 보내왔다

 

푸근하게 들어앉는 이 가을의 전리품

 

헐거운 내 안의 창고 아재 웃음 그득하다

 

 

흙 한 짐 햇빛 한 짐 냇물도 바람도 한 짐씩

 

파일에 압축하여 팽팽하게 여문 가을

 

호박은 앞소리 메기고 후렴구 받는 또 가을

 

 

가을허수아비

 

선 채로 늙어가는 그런 길도 있다는 걸

 

발목을 빠뜨린 채 한 생이 저문다는 걸

 

알면서 제 할 일 끝낸 저 넉넉한 파안대소

 

 

사물놀이

 

꽹과리

작아도 무리지면 폭우처럼 무서운 것

기다리던 사람 혼자 지름길로 갔다 해도

한평생

버릴 수 없는 희망

두드리고 두드려라

가슴엔 끓는 쇳물 아직도 뜨거운 피

잔등에 패여진 골 그 강산 맥을 돌아

한마디

진실한 말 듣고 싶다

목 놓아 울어라

장구

한반도 백성이면 만들고 싶을거다

동여맨 허리 아파오면 만들밖에 없을거다

두고 온

아리랑 가락

잊을 수가 없어서

너 하나 얻기 위해 생명의 피를 흘려

비나리 한 마당에 신문고를 두드린다

그 소리

하늘과 땅을 잇는

가슴을 열고 있다

 

자갈치

 

살다가 힘이 들 땐 자갈치에 와 보시게

사유 깊은 그대 마음 짐이 되면 부디 오게

올 때는 빈손으로 오시게

빈 그릇 빈 마음

 

어판장 돌아 나온 향수 묻은 뱃고동

첫 새벽 열고 오는 봄 도다리 가을 전어

내 더는 권하지 않겠네

오던 길 되돌아가든

 

반백년 품어 온 삶 아니리로 풀어내면

시든 가슴 그대 심장 박동소리 들리겠네

돌아갈

저기 충일한 길

말은 두고 가시게

 

 

 

화장

-깊은 강

 

 

 

내 사랑 어디에서 길을 물어 볼 것인가

 

사람들 웅성거림 말이 되지 못한 말들

 

불꽃만 살아 춤추는 제 할 일을 하느니

 

 

만나고 헤어짐이 태우고 씻는 거라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다시 또 흩어지는

 

먼 훗날 한 줌 재를 모아 갠지스에 온다 하리

 

 

치장할 그 무엇도 남지 않은 얼굴이다

 

이승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오르면서

 

꽃다발 꽃잎 몇 장으로 깊어지는 강이 있다

 

 

 

중산리 가는 길

-빨치산 박물관

 

 

 

다시 찾지 않으리 당신의 그 무릎 앞

 

산이 산을 지고 흔들리며 저문 시간

 

아득히 이날 까지도 말을 숨겨 깊어있네

 

 

바람길 그 곳이 어디냐 묻지 않겠네

 

하마 그냥 벌린 입술 달싹도 못하겠네

 

문이란 그래 열려있고 또한 어디 닫혀있네

 

 

의문부호 숨겨둔 채 가까이 오지 말라하네

 

비탈져 오르는 길 먼 길일까 높은 길일까

내 엄두 꺼내기도 전 문이 벌써 산이네

 

 

 

으로 가는 길

 

 

저기 아득설산 너머 바다가 있다는 거

모래 골짝 더 멀리 고래 살고 파도친다는 거

바람이 가르쳤을까

큰 신은 바다라니

 

본 적 없어 꿈 꾼 적 없는 그 바다에 어찌 가나

오체투지 어느 봄날 닿겠거니 했던 걸까

태풍은 바다 아니라도 불어

오색 깃발 기도문

 

어디든 사람 사는 곳 아린 생이 함께 살아

나부껴 흩어지는 타르초 실오라기

바람은 신으로 가는 길

그 바다를 알고 있다

 

 

만근萬斤인 줄 몰랐다

 

 

거기 오래 당신 없어 고향집 쓰러질 듯

빈 집 애처로워 제값이라 팔았는데

이상한 거래도 다 있다 고향이 없어진

 

고향을 잃어버린 남의 동네 서먹하다

하늘과 바람이며 갯바위나 파도까지

덤으로 팔려버렸다 어이없이 밑진 장사

 

그게 그렇게 고향산천 떠받치는 줄 몰랐다

마당만 몇 평 값으로 팔았다 싶었는데

낡은 집 한 채 무게가 만근인 줄 몰랐다

 

 

 

자전적 시론

 

시조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대표작을 고르려니 참으로 난감하다.

시조집 겨우 몇 권내고 무슨 대표작이 있을까마는 고슴도치도 제 새끼 함함하다

한다 듯이 전부 다 대표작 같아 보이고 또 보니 전부 실없어 보인다.

그런 와중에 발표작 몇 편 골라봤다내 취향이 드러나는 작품인가 싶다속내를

들킨 것 같다어차피 시란내 속의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자기 마음이 가장 먼

오지이고 가장 얽힌 미로라 하지 않던가그래서 상처받기 쉽고 부서지기 쉬운 내

마음에게 위로와 치료제 되는 시조를 쓰고 싶다.

그게 바로 내 시론이다시조에 몰입할 때는 행복한 시간이다.

 

바람은 신으로 가는 길

그 바다를 알고 있다 -신으로 가는 길부분

 

지혜의 바다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이 내시조작업의 여정이다그런데 그 바

다는 도처에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단다바람만이 알고 있는 걸까바람이 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는 뜻 아닌가.

 

길은 어디에 있는가?

여고시절 이런저런 문학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의문이다이 소설의 결말은 왜 이

것 뿐 인가세계적 명작이라 해도 나는 늘 허기를 느꼈다그게 바로 명작의 묘

미란 걸 늦게사 알았다아쉬운 여운을 남겨서 독자가 여러 갈래의 길을 상상하

게 하는 것그런 시조 쓰기를 희망한다.

 

 

더 높이 더 높이로 정토에 닿으려면

더 멀리 더 멀리로 사바를 떨치려면

오늘은

탑 하나 세울밖에

천일기도 열원으로

 

북소리 두웅두웅 하늘의 영고靈鼓소리

새벽의 태를 열어 너울 치는 삶의 무늬

이승에

길을 묻는 손님

혼자 불을 밝히는가

 

베적삼 앞자락에 맺히고 얽히는 죄

도라지꽃 설움 같은 황토길 막막해도

서로는

이물과 고물을

맞부비며 여기 있네

 

198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가작작품이다국제신문은 폐간되고 없었고 부산일보

신춘문예도 오랫동안<시조>가 없다가 그 해 시작했다그런데 이물과 고물 때문에

사달이 났다심사위원들께서 이물과 고물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전체적인 분위

기는 좋은데 이 부분이 걸려서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했다는 뒤 소식을 들었다

물과 고물은 배船의 앞과 뒤를 가리키는 순수 우리말 이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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