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을인가
소산/문 재학
붉게 타오르던 배롱나무 꽃도
어느새
바래어가고
허전한 가슴에
사유(思惟)의 물결 출렁이니
또르르 또르르
풀잎을 흔드는
귀뚜라미 소리에 밀려
쓰르라미 슬피 우니
서늘바람에 젖어 흐르는
가슴앓이 그리움도
조락(凋落)하는 낙엽에 쌓이는
까닭 없는 설움도
청잣빛 그림자로 동행을 하니
정녕
가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