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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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한 듯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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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문자 |
추천: 0건
조회: 3201 등록일: 2020-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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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한 듯했지
민문자
코로나19 방역문제로 인원이 제한된 행사 제1회 대한민국시인축제 축소된 시월상달 잔치에 참석자에게 나누어 줄 자작시집 『꽃시』를 안고 설레는 가슴 안고 영등포에서 무궁화호를 탔네
덤으로 오십오 년 만의 해후가 가슴을 설레게 하네 얼굴이 유난히 까맣던 제대 군인 스물일곱 살 청년 수줍음 많던 스무 살 처녀에게 아저씨 학생으로 불리던 대학 동창생 1960년대 추억을 소환해 보네 오래전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는데 얼마나 변했을까 이제 84세나 된 노인을 알아나 볼 수 있을까
파마머리를 하고 팬티스타킹에 검정구두 오래 안 입던 투피스 정장에 멋진 코트 가슴엔 코사지까지 달고 멋 내 본 내 모습 도진 개진 나도 팔십을 바라보는 노인인 것을 가을 햇빛도 찬란한 황금벌판 창밖 풍경 바라보며 한 시간 이십 분 동안 옛 추억 더듬어보았네
조치원까지 자동차를 가지고 와서 기다리는 모습 옛날과 똑같이 그 까만 얼굴 한눈에 알아보았네 조치원 청주 간 가로수길 달리며 지난 이야기꽃 피우고 오라버니 기다리는 식당에 도착 융숭한 점심 대접받았네 교감강습을 함께 했다는 육촌 오라버니와는 각별한 교장 출신들 모임을 함께하는 산악회 회원이라네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 함께 고향에 내려와 즐겨보자며 시인축제 행사장까지 데려다주고 헤어지며 나눈 선물 서예가인 그는 나에게 도연명의 시를 쓴 작은 족자를 나는 그에게 자작시집을 건네고 다음을 기약하였네
한국현대시인협회와 충북시인협회가 공동주최한 고향 행사 만찬 시간에 나는 졸시 무심천 꿈길을 자랑스레 낭송했네 조치원까지 후배시인의 전송을 받아 빠른 귀가에 행복 듬뿍 코로나19 역병을 헤치며 다닌 오늘 하루는 금의환향한 듯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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