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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노아의 방주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057 등록일: 2014-07-08
노아의 방주
海月 정선규
가을 하늘이 파란 섬돌을 파다하게 굴린다 .
파란 하늘을 우러러보노라니 하염없이 빨려 들어갈 아스라이
기울다 .
하늘이 나를 족집게로 들어 올려 저 깊은 하늘 보물 창고에
서늘하게도 들일 듯하다 .
두 팔 활짝 벌려 놓고 쏟아지는 햇살의 절규를 받아들여
해 돋는 데에서 해 지는 데까지 일어설 듯 파란 멀미가 몰려든다 .
가시덤불에서 떨기나무에서 떨리는 볕 알은 이윽고
섬섬옥수 껍질 벗긴 양파 속살처럼 하얀 주옥같은 섬유질
드러내어 서늘한 발을 친다 .
푸른 품속에서 혼자 사는 가을 떨기나무 점점 짙은 그늘 장막 거두어 가는
밀물이 쓸려오는 해맑은 홍수에 아라릿산의 꼭대기에 걸터앉은
노아의 방주를 떠 올려 계절이 바뀌면 구원의 시절이 오리라 미루어 간다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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